‘세탁기 파손’에서 ‘가짜 8K’까지…‘맞수’ 삼성·LG 전쟁史

입력 : ㅣ 수정 : 2019-09-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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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동영상’ 소송, 에어컨 점유율 공방, 3D TV 기술 논쟁 등 2017년부터 ‘QLED-올레드’ 논쟁 장기화…“자존심 싸움할 때냐” 비판도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초고화질 8K TV 기술을 놓고 17일 공방전을 벌였다. LG전자 직원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전자현미경을 동원해 왼쪽 삼성 QLED TV의 화질 선명도가 국제 표준 규격에 맞지 않고, 백라이트를 덧대야 하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원래 색 대신 다른 색이 섞인 번짐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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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초고화질 8K TV 기술을 놓고 17일 공방전을 벌였다. LG전자 직원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전자현미경을 동원해 왼쪽 삼성 QLED TV의 화질 선명도가 국제 표준 규격에 맞지 않고, 백라이트를 덧대야 하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원래 색 대신 다른 색이 섞인 번짐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국내 양대 가전·TV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TV 기술을 놓고 날 선 ‘기싸움’을 벌이면서 과거 양측간 ‘전쟁’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두 회사의 잇단 공방을 놓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는 평가도 있지만 가뜩이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소모적인 내부 분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몇년간 TV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놓고 끊임없이 ‘기술 우위’ 논쟁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때때로 소송전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QLED와 LG전자 올레드(OLED)가 맞붙은 ‘TV 전쟁’에 양측의 화력이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LG 올레드 TV의 ‘번인(burn-in·화면 잔상)’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TV 모니터로 부적절하다”고 공격했고,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에 대해 “LCD TV를 자발광 TV라고 속이고 있다”고 반격하면서 지난 19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강수’를 뒀다.

또 이달초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박람회 ‘IFA 2019’에서는 LG전자가 삼성 QLED 8K TV에 대해 “진짜 8K가 아니다”라고 공격하면서 양측간 ‘8K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5년 전인 ‘IFA 2014’ 때는 이른바 ‘세탁기 파손’ 사태가 벌어지면서 두 회사가 정면충돌했다.

조성진 당시 LG전자 사장(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베를린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삼성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이에 LG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하면서 맞붙었다.

지난 2012년에는 삼성전자가 자사와 LG의 냉장고를 눕혀놓고 물을 붓는 실험을 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수백억원 규모의 쌍방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벌어졌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삼성전자가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점유율 1위’라는 TV 광고를 내보내자 LG전자가 한국방송협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해묵은 갈등이 표면화하기도 했다.

또 2016년 LG전자의 일부 해외 매장에서 삼성전자 TV 브랜드 상표인 ‘SUHD’가 광고·홍보 용도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삼성이 LG에 항의서한을 보내는가 하면, 2011년에는 3D TV 기술 방식을 놓고 양측이 논쟁을 벌이는 등 ‘국지전’도 끊이지 않았다.

이밖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지난 2013년 핵심기술 유출 등의 문제로 소송전을 벌였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 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 분쟁 관련 소송을 서로 취하하기로 합의하고, 2015년에도 세탁기 파손 사태 등과 관련한 법정 분쟁을 모두 끝내는 등 공방과 화해가 반복됐다”면서 “워낙 감정의 골이 깊어 틈만 나면 상호비방에 열을 올리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미중 통상전쟁 등으로 업계 전반이 어려운 지금 자존심 싸움을 할 때”냐고 반문한 뒤 “다만 이런 논쟁이 건전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소비자에게는 득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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