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할머니에게 보일러 수리비 어떻게 받아요?” 英 배관공 화제

입력 : ㅣ 수정 : 2019-09-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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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세 할머니에게 보일러 수리비를 일절 청구하지 않아 화제가 된 배관공 제임스 앤더슨(왼쪽)이 딸과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임스 앤더슨 제공 BBC 홈페이지 캡처

▲ 91세 할머니에게 보일러 수리비를 일절 청구하지 않아 화제가 된 배관공 제임스 앤더슨(왼쪽)이 딸과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임스 앤더슨 제공
BBC 홈페이지 캡처

영국 번리에 사는 제임스 앤더슨이 최근 91세 할머니 집의 보일러를 수리하고 아무런 비용도 청구하지 않아 칭찬 세례를 받고 있다.

그는 2017년 3월부터 아예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배관 업체 ‘데퍼(Depher,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배관 및 난방 긴급 수리)’를 운영하고 있다. 앤더슨은 91세에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비용을 청구할 수 없었다고 17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이 공짜 청구서는 지난주 할머니의 딸이 소셜미디어에 올려놓으면서 수많은 ‘좋아요’가 달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이타주의가 영국 전역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리버풀 출신인 그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을 하다가 1998년에 배관 일로 전업했다. 그는 데퍼를 차린 이유를 “너무 많은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이 침묵 속에 고통받고 있다. 그들은 도움을 청하는 것조차 좋아하지 않는다. 짐이 되고 싶지 않아 한다. 해서 우리는 짐을 덜어드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자신의 회사는 “그들을 빚더미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이라며 “그들이 수리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잃게 될지 모르는 독립심을 다시 갖게 해주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의 회사는 이타심 때문에 빚을 떠안고 있다. 하지만 그는 “신이 부를 때까지” 소명을 다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아직은 빚이 “8000 파운드도 되지 않는다”며 은행이나 공급 업체와도 얘기가 다 돼 있다며 감당할 정도가 된다고 덧붙였다. 또 크라우드펀딩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으며 배관공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도 했다. “한 푼이라도 벌면 데퍼 계좌에 입금되는 구조”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최근 모금된 돈이 모자라 두 직원을 해고했다며 이렇게 알려진 일이 번리를 넘어 영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15일 외손주의 세례식 도중 자신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사실을 알았다며 독일과 미국 등에서도 전화가 걸려온다며 “(모금) 열풍이 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커뮤니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서로를 살펴보는 인류가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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