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김준수·박효신’ 뮤지컬 빅3, 그 전설의 시작

입력 : ㅣ 수정 : 2019-09-12 17:03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조승우, 김준수, 박효신. 이름만으로도 ‘매진’을 부르는, 믿고 보는 뮤지컬 배우들이다. 이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이라면 티켓 판매 시작과 동시에 한바탕 ‘예매 전쟁’이 벌어지고 티켓은 순식간에 전량 판매돼 2·3차 티켓 오픈을 기다려야 한다.
조승우·박효신·김준수, 뮤지컬 빅3

▲ 조승우·박효신·김준수, 뮤지컬 빅3

지금은 뮤지컬 시장 최고 몸값의 배우가 됐지만, 그들도 관객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하며 단역으로 묵묵히 연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김준수는 인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출신으로 뮤지컬 데뷔부터 대작의 주역을 꿰찼지만, 배우에 대한 평가와 위상은 지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뮤지컬 배우의 꿈, ‘걸인’으로 시작하다…조승우
뮤지컬 대중화 이끈 배우 조승우. 오디컴퍼니 제공

▲ 뮤지컬 대중화 이끈 배우 조승우. 오디컴퍼니 제공

조지킬과 조드윅. 팬들이 조승우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별명이다. 모두 그가 국내 초연 당시 주역을 맡아 연기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와 ‘헤드윅’에서 따온 별명이다. 그만큼 그는 작품마다 ‘배우 조승우’가 아닌 ‘지킬(그리고 하이드)’ 그 자체였고 고뇌하는 트랜스젠더 가수 ‘헤드윅’이 됐다. 조승우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찬사와 평가에 부담감을 밝히기도 했지만, 그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다.

조승우의 뮤지컬 첫 무대는 2000년 8월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극단 학전이 한국전쟁 직후부터 유신정권까지 한국 사회를 그린 뮤지컬 ‘의형제’다. 조승우는 이 작품에서 단역 ‘걸인’이자 해설자로 데뷔했다. 학전 측은 “19년 전 공연인데다 그때는 조승우 배우가 단역이라 관련 자료를 찾기 힘들었다”며 빛바랜 필름 사진 2장을 보내왔다.
대표 배우, 그 전설의 시작은 ‘걸인’ 배우 조승우의 뮤지컬 데뷔작 ‘의형제’ 중 한 장면. 두 여성 배우 사이 ‘걸인’이 조승우다. 극단 학전 제공.

▲ 대표 배우, 그 전설의 시작은 ‘걸인’
배우 조승우의 뮤지컬 데뷔작 ‘의형제’ 중 한 장면. 두 여성 배우 사이 ‘걸인’이 조승우다. 극단 학전 제공.

‘의형제’는 수 많은 뮤지컬 대작에 출연한 조승우가 특별히 아끼는 작품이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나중에라도 꼭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 ‘의형제’를 꼽았다. 조승우는 당시 “20대 초반 이 작품을 하면서 가슴에 남은 것들이 정말 많아서, 언젠가 뮤지컬 무대 은퇴 작으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단역 배우 조승우의 분장 배우 조승우가 2000년 극단 학전의 소극장 뮤지컬 ‘의형제’ 무대에 오르기 전 분장을 하고 있다. 학전 제공.

▲ 단역 배우 조승우의 분장
배우 조승우가 2000년 극단 학전의 소극장 뮤지컬 ‘의형제’ 무대에 오르기 전 분장을 하고 있다. 학전 제공.

조승우는 2011년 학전 20주년 기념 공연에서 ‘의형제’에 걸인과 해석자 역으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아이돌 편견, 실력으로 극복하다…김준수
아이돌에서 대표 뮤지컬 배우로 배우 김준수가 뮤지컬 ‘엑스칼리버’ 개막에 앞서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아이돌에서 대표 뮤지컬 배우로
배우 김준수가 뮤지컬 ‘엑스칼리버’ 개막에 앞서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배우’ 김준수는 뮤지컬 데뷔 소식 직후 많은 비판이 뒤따랐다. 배우가 아닌 가수 동방신기 ‘시아준수’로 이미 국내 최정상을 찍고 국제무대에 한류를 일으킨 이후였다.

그런 시아준수가 2010년 1월 국내 초연되는 대작 뮤지컬 ‘모차르트!’에 주역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기존 뮤지컬 팬들과 공연계에서는 ‘배우로 검증되지 않은 아이돌 캐스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준수의 첫 뮤지컬 데뷔 배우 김준수의 뮤지컬 데뷔작 2010년 ‘모차르트!’ 공연 현장.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김준수의 첫 뮤지컬 데뷔
배우 김준수의 뮤지컬 데뷔작 2010년 ‘모차르트!’ 공연 현장.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그런 비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예상했던 사람은 김준수 본인이었다.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을 연습실에서 지냈다. 그리고 공연이 반복될수록 ‘시아준수’가 아닌 ‘배우 김준수’의 매력을 남김없이 뿜어냈다.

데뷔작 ‘모차르트!’에서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잠재운 김준수는 이후 배우로 성장을 거듭했고, 2012년 뮤지컬 ‘엘리자벳’을 통해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과 인기상을 받으며 대한민국 뮤지컬 간판 스타로 우뚝 섰다.

●팬들도 잘 모르는 데뷔작, 지금은 ‘뮤지컬 대장’…박효신
러브콜 0순위 ‘대장나무’ 박효신 뮤지컬 ‘팬텀’ 출연 당시 박효신 캐릭터 포스터.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러브콜 0순위 ‘대장나무’ 박효신
뮤지컬 ‘팬텀’ 출연 당시 박효신 캐릭터 포스터.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엘리자벳 아니었어요?”

‘대장 나무’ 박효신의 열혈 팬을 자처하는 ‘나무’들에게 그의 뮤지컬 데뷔작을 물었더니 대부분 같은 답을 내놨다. 많은 팬들은 그의 데뷔작으로 2013년 뮤지컬 ‘엘리자벳’을 꼽았다.

당시 군 복무를 마친 박효신은 가수 데뷔 직후 도전했던 뮤지컬 무대에 다시 뛰어들었다. 박효신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컬 콤비 실베스터 르베이·미하엘 쿤체의 ‘엘리자벳’에서 ‘죽음’(토드) 역을 맡아 기대 이상의 연기로 뮤지컬 팬들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그의 가창력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
13년 만의 뮤지컬 무대 2000년 뮤지컬 ‘락햄릿’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배우 박효신이 1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엘리자벳’ 공연 장면.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13년 만의 뮤지컬 무대
2000년 뮤지컬 ‘락햄릿’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배우 박효신이 1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엘리자벳’ 공연 장면.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이후 ‘모차르트!’(2014년), ‘팬텀’(2015년)으로 뮤지컬 배우로 입지를 굳힌 박효신은 뮤지컬 ‘웃는 남자’로 올해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과 골든티켓어워즈 뮤지컬 부문 남자배우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그의 ‘진짜 데뷔작’에 대한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당시 공연 기획사는 폐업했고, 박효신 소속사 측에서도 “여러 경로로 알아봤으나 당시 공연 사진과 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저 ‘2000년 4월 4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콘서트형 뮤지컬 락햄릿’이라는 기록이 전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