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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500만원짜리 렉서스, 스스로 때려부순 손용진씨

[인터뷰]1500만원짜리 렉서스, 스스로 때려부순 손용진씨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9-07-24 11:29
업데이트 2019-07-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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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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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보복 규탄한다’
‘일본 경제보복 규탄한다’ 인천구월문화로상인회 소속 손용진 두리광고 사장이 2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거리에서 일본 경제보복을 규탄하며 자신의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고 있다. 2019.7.23
뉴스1
지난 2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일본 도요타의 고급 승용차인 은색 렉서스 한 대가 처참히 부서졌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문제 삼아 반도체 핵심부품의 한국 수출길을 막은 일본을 규탄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의지를 보여주려는 상인들의 퍼포먼스였다.

부서진 렉서스 사진이 보도되자 일부에서 ‘너무 과격한 것 아니냐’, ‘불매운동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놀랍게도 퍼포먼스를 주도한 사람은 렉서스 차량 주인인 손용진(47) 두리광고 사장이었다. 손 사장은 24일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하는 짓이 너무 얄밉지 않나”라며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내 차를 내놓고 내가 먼저 부순 것”이라고 밝혔다.

손 사장이 부순 렉서스 차량은 그가 8년간 몰았던 것으로 중고매물 가치가 1500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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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보복 규탄한다’
‘일본 경제보복 규탄한다’ 인천구월문화로상인회 소속 손용진 두리광고 사장이 2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거리에서 일본 경제보복을 규탄하며 자신의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고 있다. 2019.7.23
뉴스1
손 사장은 자신의 퍼포먼스가 과격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물론 그런 시각도 있을 수 있다”며 “처음엔 주변 상인들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퍼포먼스를 강행한 것에 대해 손 사장은 “강력한 불매운동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나랏님들은 일본에 강경하기 어려워도 우리 같은 민중은 할 수 있잖나”라고 말했다.

손 사장과 함께 일본을 규탄하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상인들은 구월문화로상인회 소속이다. 이 곳은 노래방만 87곳 있는 유흥가다. 손 사장도 14년간 이 상권에서 터를 잡고 생계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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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불매운동 저도 참여해요’
‘일본불매운동 저도 참여해요’ 인천 구월문화로 상인회가 23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거리에서 일본 경제보복을 규탄하며 일본차량인 렉서스를 부수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이 자신의 애완견에 일본불매운동 티셔츠를 입히고 행사에 참여한 모습.
2019.7.23 뉴스1
손 사장은 “노래방 업주들이 일본 노래를 기계에서 빼고 일식집 사장들은 일본 맥주를 들이지 않기로 했다”며 “식자재 납품 업체도 불매에 동참해 일본산 재료를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손 사장 간판 가게도 국산 LED 조명만 사용하는 등 일제 부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불매운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손 사장은 “우리 상권은 술집, 노래방이 많은 곳인데 밤 9시만 되면 손님이 뚝 끊긴다”며 “먹고 살기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본에 우리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오늘부터 렉서스 댓신 가게 영업용으로 쓰는 1t짜리 현대 포터 트럭을 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퍼포먼스에 대한 오해가 없길 바란다”며 “특정 정치 성향 때문에 한 것도 아니다. 평범한 시민의 양심적 행동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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