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척수손상으로 인한 운동장애 환자 치료 가능성 찾았다

입력 : ㅣ 수정 : 2019-07-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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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연구진, 세포 소기관 연결하는 단백질 Grp75 역할 규명
원조 ‘슈퍼맨’으로 유명한 미국 배우 故 크리스토퍼 리브는 낙상사고로 척추신경이 손상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척추나 뇌손상으로 인한 마비환자의 새로운 치료 단초를 마련하는 연구결과가 국내연구진에 의해 수행됐다.  위키피디아 제공

▲ 원조 ‘슈퍼맨’으로 유명한 미국 배우 故 크리스토퍼 리브는 낙상사고로 척추신경이 손상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척추나 뇌손상으로 인한 마비환자의 새로운 치료 단초를 마련하는 연구결과가 국내연구진에 의해 수행됐다.

위키피디아 제공

신경세포는 뇌와 몸 각 부분을 연결해 감각을 받아들이고 운동을 조절한다. 특히 신경세포에는 나뭇 가지 모양으로 길게 뻗은 축삭돌기가 있는데 뇌나 척수를 다치면 이 부분이 크게 손상되면서 사지마비나 하반신 마비 같은 심각한 운동장애로 이어진다. 더군다나 한 번 손상된 신경세포는 다시 재생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대전대 한의과대 공동연구팀은 세포 내에서 소기관들을 연결하는 ‘Grp75’라는 단백질이 손상된 신경을 재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23일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신경세포의 재생 능력에 대한 분자차원이나 세포차원에서 작동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세포 속 소기관 중 하나인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가 축삭돌기 말단으로 이동하게 된다. 소포체는 찢어지거나 상처난 막을 복구하고 미토콘드리아는 세포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문제는 세포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 수요보다 공급이 충분치 못해 신경세포 재생이 원활하지 못하다.

연구팀은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를 연결하는 단백질인 Grp75에 주목하고 이 단백질이 늘어나면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의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면서 세포 재생 활동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허벅지를 지나는 신경인 좌골신경을 손상시킨 쥐에게 Grp75 단백질이 많아지도록 한 결과 신경세포가 재생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의 접촉막이 늘어나면서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성 능력이 커지고 신경 재생에 필요한 충분한 에너지가 제공된 것이다.
연구를 이끈 UNIST 생명과학부 민경태 교수(왼쪽)와 이소연 연구원

▲ 연구를 이끈 UNIST 생명과학부 민경태 교수(왼쪽)와 이소연 연구원

민경태 UN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부에 특정 물질을 주입하지 않고도 소포체-미토콘드리아 접촉막을 늘림으로써 세포 자체의 치유 능력을 향상시켰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척추 손상이나 외상성 뇌 손상처럼 중추신경이 손상돼 회복이 어려운 환자를 치료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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