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백색테러까지… 친중 VS 반중 ‘충돌의 홍콩’

입력 : ㅣ 수정 : 2019-07-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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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 입은 남성들 전철역서 각목 휘둘러
반중 시위대 집중 공격… 최소 45명 부상
中 “국가 권위 도전”… 휘장 먹칠에 비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린 21일 밤 홍콩 위안랑역에서 흰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막대기를 들고 객차 안에 난입해 시위 참여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홍콩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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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린 21일 밤 홍콩 위안랑역에서 흰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막대기를 들고 객차 안에 난입해 시위 참여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홍콩 AFP 연합뉴스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시위가 7주째 이어지면서 친중파와 반중파가 충돌해 수십명이 다치는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지하철역에서는 정체 모를 흰옷을 입은 건장한 남성들이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끔찍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21일 밤 홍콩 도심 위안랑역에서 흰옷을 입은 남성들이 각목과 쇠파이프를 들고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최소 45명이 다쳤다. 이들은 오후 6시부터 역 주변을 배회하다가 밤 11시쯤 역내로 들이닥쳐 흉기를 휘두르며 시민들을 공격해 역사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들은 전철 객차로 피신한 승객들까지 쫓아가 각목을 휘둘러 많은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역 플랫폼 주변에는 부상자들이 흘린 핏자국이 곳곳에 남았다. 이들의 폭력 행위는 경찰이 밤 11시 30분쯤 도착할 때까지 계속됐다. 이들이 검은 옷을 입은 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자들을 집중 공격했다는 점에서 친중파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SCMP는 “이들이 폭력조직인 삼합회 조직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경찰의 늑장 출동이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이들의 무차별 구타가 시작됐지만 경찰이 45분이나 지나 출동한 것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출동한 경찰은 주변을 수색하다가 흰옷 입은 사람들을 발견했지만 단 한 명도 체포하지 않고 단지 쇠파이프 몇 개만 압수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반중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43만명이 참여했다. 시위대는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했으며 일부는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앞으로 몰려가 중국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지는 등 강한 반중 정서를 드러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성명을 내고 시위대를 맹비난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이런 행위는 중국 정부 권위에 공공연히 도전하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홍콩 경찰이 적시에 행동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도 “국가 휘장을 훼손해 국가 주권에 도전한 시위대를 규탄한다”며 “이번 사건을 법에 따라 심각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9-07-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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