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日보복 초당적 대응 시급”…5당 “대일 특사 파견” 한목소리

입력 : ㅣ 수정 : 2019-07-18 21:43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文·5당 대표 예정시간 넘긴 3시간 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주력 제조산업의 핵심 소재 부품들의 지나친 일본 의존을 어떻게 줄여 나갈 것인지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주력 제조산업의 핵심 소재 부품들의 지나친 일본 의존을 어떻게 줄여 나갈 것인지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합뉴스

 1년 4개월 만인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5당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각자 부각시키고 싶은 주제에 대한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는 듯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현 정부 들어 청와대에서 열린 4차례의 여야 대표 회동 중 가장 긴 180분가량 이어질 만큼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 등을 주제로 회동은 밀도 있게 진행됐다.
 오후 4시가 가까워져 오자 청와대 본관 충무전실에 마련된 차담회 장소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먼저 들어섰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순으로 들어와 기다리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오후 4시에 입장해 대표들과 악수를 한 뒤 인왕실로 옮겼다. 문 대통령의 오른쪽으로는 이 대표와 손 대표, 심 대표가 앉았고 왼쪽으로는 황 대표와 정 대표가 자리했다.
 문 대통령이 “함께 둘러앉으니 참 좋다. 정치가 국민께 걱정을 많이 드렸는데 지금 경제가 엄중하고 더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표님들을 모시고 대책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게 돼서 무척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본론’에 들어가자 일본을 한목소리로 규탄하면서도 각자의 ‘카드’를 꺼내면서 신경전이 연출됐다. 문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것은 일본의 조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면서도 “경제가 엄중한데 시급한 것은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황 대표는 “대승적 차원에서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며 일본의 경제보복을 성토했다. 하지만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말로 국민 감정에 호소하고 있지만 말과 감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면서 “외교안보라인을 엄중히 문책하고 경질하는 것이 국민을 안심시키는 일이다. 결단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야당과 다툴 때가 아니다”라면서 “여당, 정부는 적폐 청산을 하며 ‘내로남불’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과연 협치가 잘되겠나. 대통령이 잘 돌아보고 야당과 진정한 협치가 되도록 힘써 주기 바란다”고 했다.

 손 대표도 “경제에 관해 대통령께서 철학을 바꿔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은 폐기돼야 하고 시장 우선·친기업 정책으로 철학을 바꿔 달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는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 청문회를 하나의 요식행위로 취급하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손 대표는 이낙연 총리를 일본 특사로 보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일사불란해야 한다. 이 자리는 문 대통령께 힘을 실어드리기 위한 자리”라고 했다. 이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기획했던 최상용 전 대사가 특사로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내일 국회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고 대일 경제 보복 규탄 철회 결의안을 반드시 통과시키려면 여당이 양보해야 한다”면서 “국방장관 해임 건의안을 보고하도록 하고 의회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심 대표는 “일본이 한국을 안보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한일 안보군사협정 폐기를 검토해야 한다”며 “특사 파견에 조건이 있다. 일본도 파견하는 상호교환 조건이 전제될 때 검토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률 2.8%는 경제위기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탄력근로는 물론 선택적 근로제 등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하는 것을 재계가 밀고 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초당적 합의를 이뤄야 할 사안은 일본의 경제침략”이라면서 “추경안이 빨리 통과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남북 관계가 더 발전하도록 (국회)방북단을 편성해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회동이 시작할 때 문 대통령은 “대표님들께서 하실 말씀이 많으실 텐데 제가 잘 경청하도록 하겠다”며 준비된 메모지에 5당 대표의 발언을 적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했다. 취재진이 빠지고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일본 경제보복과 정부 대응방안 등을 브리핑했다. 참석자에게는 메밀차·우엉차와 함께 과일을 대접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9-07-19 1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