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작업 중 숨진 직원, 기계에 끼였다가 추락사”

입력 : ㅣ 수정 : 2019-07-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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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 부서지고 출혈 ‘다발성 손상’ 사인
경찰 “추락·압착 가능성… 내일 2차 감식”
노동청도 산업안전법 위반 수사 계획
11일 새벽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또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포항제철소에서 냉각탑 충전재 교체 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근로자 4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사고 현장을 119 구급대원이 수습하고 있는 모습.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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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새벽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또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포항제철소에서 냉각탑 충전재 교체 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근로자 4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사고 현장을 119 구급대원이 수습하고 있는 모습.
서울신문 DB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작업 중 숨진 직원은 사망 당시 온몸이 부서지고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2시 30분쯤 포항제철소 화성부 3코크스공장 3기 코크스 벙커 앞 노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장모(60)씨를 부검한 결과 목, 가슴, 골반, 다리 등 몸 여러 곳의 뼈가 부러진 다발성 손상과 출혈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씨는 사고 당일 외관상 왼쪽 팔목이 부러지고 인근 부위의 살점이 많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판정됐으나 부검 결과 훨씬 더 많은 골절과 출혈이 있었던 것이다. 장씨의 발인은 15일 이뤄진다.

포스코 복수 노조 등은 화성부 3코크스공장 시설점검 근무자인 장씨가 4층 높이(10m 이상)에 있는 코크스 원료보관시설의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가 벨트에 감긴 뒤 추락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설은 구워진 코크스를 물에 식힌 뒤 컨베이어벨트로 운반해 보관하는 곳이다. 현장 목격자나 폐쇄회로(CC)TV가 없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려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합동 현장감식을 벌였지만 전날 비가 많이 내려 혈흔이나 정확한 사고 장소를 찾는 데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가 기계 설비를 점검하다 추락하거나 압착된 것으로 보고 16일 국과수와 2차 정밀 감식을 벌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통사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도 장씨가 외상으로 숨진 만큼 사고사로 규정하고 사용자인 포스코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수사할 계획이다. 장씨가 소속된 포스코노동조합도 조합원인 장씨 업무의 작업표준을 확인해 포스코 측의 규정 위반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포스코는 사고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들과 보상에 합의한 상태다.

김호태 포스코노동조합 홍보부장은 “지난 2월 직원 김모(56)씨가 포항제철소 신항만 5부두 내 크레인에 끼여 숨진 이후 회사 측에 계속 요구해 온 2인 1조 점검 등 사항이 이행됐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광양·포항제철소는 지난해 7월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무재해 무사고’ 실현을 외치고 있지만 지난해 5명, 올해 4명(의문사 1명 포함)이 목숨을 잃는 등 근로자들의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철신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사무국장은 “회사가 안전 분야 투자를 하는지 안 하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인력 감축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2인 1조로 나가서 설비를 점검하고 작동시켰으나 지금은 혼자 하다 보니 돌발상황에 대처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잇단 사고로 회사는 안전 분야에 1조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지난 4월 노동시민단체들은 포스코를 최악의 살인기업 3위로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9-07-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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