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프리부터 파격 구성까지…기대받던 그 연극 ‘일시 정지’된 까닭

입력 : ㅣ 수정 : 2019-06-30 09:17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묵적지수’ 주연배우 부상에 6월 공연 취소
관행 깬 섭외·360도 원형극 시도로 주목
승자 독식의 모순·시대 가치 묻는 작품
지난 25일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진행한 ‘묵적지수’ 프레스콜. 서울문화재단 제공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지난 25일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진행한 ‘묵적지수’ 프레스콜. 서울문화재단 제공

날카로운 주제의식과 파격적인 구성으로 연극계의 기대를 받고 있는 ‘묵적지수’(이래은 연출·극단 달과 아이)의 개막이 주연 배우 부상으로 취소됐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26일 “오늘부터 30일까지 5회차 공연이 출연 배우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해 취소됐다”며 “배우의 빠른 회복과 공연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묵적지수’는 2018년 제8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으로,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묵자가 초나라의 침략 전쟁을 막기 위해 초혜왕과 모의전을 벌였다는 고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전쟁을 통해 사회 전반에 만연한 폭력성을 고발하며 ‘우리 시대에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기존 연극계 배역 관행을 깨고 배우 성별 구분없이 역을 맡긴 ‘젠더 프리 캐스팅’과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을 없앤 극장 출입구, 360도 원형 무대 등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주역을 맡은 한 배우가 지난 25일 프레스콜(언론 시연회) 공연 중 다리를 다치면서 전체 공연 무산 위기에 놓였다. 전막 공연으로 준비된 시연회도 일부만 진행됐다.

서울문화재단 관계자는 “배우는 공연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지만, 배우의 안전과 완성도 높은 작품을 고려해 우선 개막부터 5회차 공연까지는 취소를 결정했다”면서 “예매분은 환불해 드리고 있으며, 남은 7월 2일부터 7일까지 공연은 정밀진단 결과 등을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단 측은 또 이번 작품이 배우들의 활동성을 살린 360도 원형극인 만큼 무대 구조의 안전성 등을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19-06-27 25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