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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北 보란듯 “주한미군 2만 8500명 이상 유지”...트럼프도 동의?

美상원 北 보란듯 “주한미군 2만 8500명 이상 유지”...트럼프도 동의?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9-05-24 14:04
업데이트 2019-05-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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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 공개
주한미군 장병들이 지난 4월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비활성화탄’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에 장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 장병들이 지난 4월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비활성화탄’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에 장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23일(현지시간) 사상 최대인 7500억 달러(약 892조원) 규모의 국방 예산을 담은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가결시키면서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인 2만 8500명 이하로 축소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이는 지난해 국방수권법이 주한미군을 2만 2000명 이하로 줄일 수 없도록 한 것에 비하면 6500명 늘어난 것으로,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군의 한국 주둔 필요성을 한층 강조하고 북한에도 지속적 압박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미 상원 군사위의 짐 인호프 위원장과 잭 리드 민주당 간사 의원이 이날 공개한 국방수권법안은 “미국의 군사적 우위는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전략적 경쟁자들의 새로운 위협에 의해 침식 및 약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북한과 이란, 테러조직의 지속적인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특히 주한미군과 관련해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을 2만 8500명 아래로 감축하는 것을 금지한다”라고 규정했다.

2만 8500명은 현재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와 동일한 것이다. 북한의 위협 수준을 고려할 때 적어도 지금 규모보다 주한미군을 축소해선 안 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에 통과된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담긴 주한미군 최저 규모인 2만 2000명보다 많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한 주한미군 감축 같은 상황을 의회 차원에서 강력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양측의 대화 노력이 장기 교착 상태에 처하고 북한의 최근 발사체 도발 등 긴장이 고조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연계한 주한미군 감축론 쏙 들어갔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월 3일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방위비 부담에 대해 불만을 반복해서 토로하고 시리아 철군을 전격적으로 결정하는 등 예측하기 쉽지 않은 언행을 보이면서 주한미군 감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해서 이어져왔다.

특히 북한이 요구하는 안전보장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문제가 북미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될 가능성을 주시해왔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미국 정부는 주한미군 철수는 의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상원 군사위의 국방수권법안이 법률이 되려면 앞으로 몇 단계를 거쳐야 한다. 앞으로 하원 군사위에서 동일한 명칭의 법안을 제출하면 두 위원회는 조정을 거쳐 타협안을 도출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동일한 내용의 법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해야 법률로 제정된다. 로이터통신은 하원 법안이 다음 달 제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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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앨링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 서울신문 DB
미국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앨링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
서울신문 DB
●美국방수권법안, 한미일 삼각 방위협력도 거론

상원 국방수권법안은 주한미군 감축 제한과 더불어 한국과 미국, 일본의 삼각 방위협력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이로써 방위비 분담금 협상 국면과 맞물려 꾸준히 제기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2만 8500명 수준의 주한미군 병력 재배치를 늦추면 사실상 감축한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 된다. 주한미군에서 9개월 간격으로 순환배치되는 여단의 규모는 약 3500~4000명 규모다. 여기에 지원병력을 포함하면 6000명 가까이 돼 순환배치 여단이 빠지면 주한미군 규모는 2만 2000명을 조금 웃돌게 된다.

미 육군은 2014년 11월 주한미군 지상군의 주력인 제2보병사단의 제1기갑여단 전투단을 해체하면서 대신 다른 부대를 순환배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6월 제1기병사단 예하 제2기갑여단 전투단이 한국에 첫 순환배치된 뒤 2018년 10월까지는 장비를 한국에 남기고 병력만 교대하도록 했으나 이후부터는 부대와 장비가 함께 교대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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