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푸른 초상/서정태 · 개종 2/황인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푸른 초상/서정태 · 개종 2/황인찬

입력 2019-05-23 20:44
업데이트 2019-05-24 00:4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푸른 초상 / 서정태
푸른 초상 / 서정태 160×160㎝, 장지에 채색
서라벌예술대학 미술과 졸업. 제2ㆍ3회 중앙미술대전 특선
푸른 초상 / 서정태

160×160㎝, 장지에 채색

서라벌예술대학 미술과 졸업. 제2ㆍ3회 중앙미술대전 특선

개종 2 / 황인찬

물탱크가 있다

환기구가 있다

창문이 있다

5층의 건물이 있다

간판이 있다

전신주가 그 앞에 있다

내가 있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내가 있다

무작정 올라갔더니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있다

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지나가면

옥상이 있다

거기에는 물탱크가 있다

푸른 물탱크가 있다

시 수업 시간에 발표할 학생 둘이 오지 않았다. 어디서 꽃 보고 술 먹을 거라 생각했다. 저물 무렵 둘이 찾아왔다. 어젯밤 시 쓰러 강의 동 옥상(8층)에 올라갔다 별이 좋아 담요 둘러쓰고 잠들었다 한다. 시 3편 쓴 것보다 잘했다고 했다. 시는 다음에 쓸 수 있지만 담요 쓰고 별을 본 추억은 오래 남을 테니. 그 옥상 문 잠겼다. 종이비행기처럼 날아간 한 영혼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탱크가 있는 옥상에 올라간 영혼이 있다. 그도 종이비행기가 되고 싶었다. 푸른색의 물탱크를 만나고 당황한다. 물탱크 안에 출렁일 푸른색의 물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는 종이비행기가 되겠다는 생각을 접는다. 이 개종 참 따스하다.

곽재구 시인
2019-05-24 30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