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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세운 日외교청서… “한일관계 매우 어려운 상황”

날 세운 日외교청서… “한일관계 매우 어려운 상황”

김태균 기자
입력 2019-04-23 23:06
업데이트 2019-04-2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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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일본 총괄공사 초치
외교부, 일본 총괄공사 초치 외교부는 일본 외교청서에 담긴 독도·위안부·강제징용·동해 표기 등과 관련된 일본 측 주장이 잘못됐다고 항의하기 위해 23일 오후 2시 30분 미스지마 고이치(水嶋光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하고 있다. 2019.4.23 연합뉴스
“위안부 문제 해결” 강조… 갈등 책임 전가
징용 피해자 ‘노동자’ 표기… 北엔 유화적
독도 영유권 되풀이… 외교부 日공사 초치

일본이 ‘2019년판 외교청서’에서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을 우리 쪽에 떠넘기면서 그동안 형식적으로나마 유지했던 양국 우호에 대한 상투적 표현마저 빼버렸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전에 없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공식 항의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3일 각의(국무회의)에서 2019년판 외교청서를 보고했다. 외교청서는 일본의 외교활동과 국제정세 분석 등을 담아 매년 발간하는 백서다. 이번 외교청서에는 한국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북한 등과 거리를 좁히려는 태도가 두드러졌던 올 1월 아베 신조 총리의 국회 시정연설 기조가 그대로 반영됐다.

일본은 외교청서에서 한국 정부의 화해치유재단 해산 방침 발표, 한국 해군함정과 일본 자위대 초계기 간의 레이더 발사 갈등 등을 열거하며 “한국 측에 의한 부정적인 움직임이 잇따라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우리 측에 관계 악화의 책임을 떠넘겼다. 특히 지난해 청서에 있었던 ‘상호 신뢰하에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의 신시대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최소한의 문구마저 이번에는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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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부각하며 한국 홀대…日 외교청서
갈등 부각하며 한국 홀대…日 외교청서 일본 정부가 23일 각의(국무회의)에 보고한 2019년판 외교청서의 표지. 올해 외교청서에는 한국에 대해 갈등을 부각하며 홀대하는 내용이 두드러졌다. 2019.4.23 연합뉴스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위안부 문제를 정리한 내용은 지난해 약 1페이지에서 올해 2페이지로 분량을 늘리면서 이 문제가 2015년 12월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표현도 지난해 청서의 ‘옛 민간인 징용공’과 달리 이번에는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로 바꿨다. 징용의 강제성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다.

‘한국에 의한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 불법 점거’ 주장을 되풀이하며 자국은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변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기존에 썼던 부정적인 표현들을 삭제하고 관계 회복 노력을 부각시켰다. 북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압력을 최대한 높여 나갈 것’이라는 표현을 빼고 ‘북일 관계’ 항목을 3년 만에 부활시켜 아베 총리가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 인사와 접촉한 사실 등을 나열했다.

외교부는 이날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독도, 위안부, 강제 징용, 동해 표기 등과 관련한 외교청서의 오류 및 억지 주장 등에 대해 항의했다.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도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외교국장급 협의에서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에게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진정성 있게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9-04-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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