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자흐 정상 양국 우호·협력 논의… 신규 경협 등 7건 조약·MOU 체결
카자흐 의장대 사열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누르술탄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누르술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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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대통령 “北 비핵화·국제사회 진입 협력”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맞아 양국 간 우호 및 실질 협력 증진, 한반도와 중앙아 평화·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1992년 외교관계 수립 후 양국 간 교역액이 22억 달러로 1992년 대비 220배 성장하고 인적 교류 역시 9만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고 카자흐스탄 정부의 지지와 성원에 사의를 표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지지하며 북한의 비핵화 및 국제사회로의 진입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관심 ‘카자흐식 핵폐기’ 비중 커질 듯
청와대는 ‘자발적 비핵화’의 길을 걸은 카자흐스탄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도 참고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소련 붕괴 당시 1410개의 핵탄두 등 전략·전술 핵무기를 물려받은 카자흐스탄은 ‘핵 대신 경제 발전’ 기조에 따라 전술 핵탄두 등을 러시아로 자진 반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협정에 가입했다. 대신 샘 넌·리차드 루가 미국 전 상원의원이 입안한 ‘넌·루가 법’에 따라 미국 등 서방국가로부터 16억 달러의 경제 지원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카자흐스탄식 폐기 방식에 관심을 표시한 바 있어 향후 비중 있게 거론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도 현지 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과 지혜는 한반도 평화의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 채택에 이어 신규 경협 프로그램, 4차 산업혁명·우주 협력, 국제 정보기술(IT) 협력센터 설립 등 7건의 조약·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9-04-23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