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정부가 견인하는 수소차… 현대차, 벤츠·도요타 넘어설까

정부가 견인하는 수소차… 현대차, 벤츠·도요타 넘어설까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9-04-22 16:45
업데이트 2019-04-22 16:5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청와대, 중점 육성 산업에 ‘미래형 자동차’ 선정
국내 수소차 개발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가 유일
수소차 인프라 구축 속도는 날로 빨라지는 추세
벤츠·도요타 등과의 치열한 수소차 경쟁 불가피

청와대와 정부가 22일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3대 ‘중점 육성 산업’ 가운데 하나인 ‘미래형 자동차’는 바로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의미한다. 수소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친환경 수소차 개발·보급에 나서 혁신성장과 고용창출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수소차 개발에 팔을 걷어붙인 자동차 업체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유일하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현대차의 수소차가 세계 수소차 시장을 선도할지 아니면 ‘테스트 베드’에 그칠지 주목된다.
수소차 ‘넥쏘’
수소차 ‘넥쏘’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인 투싼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수소차 넥쏘를 출시했다. 넥쏘는 완전 충전 시 최대 609㎞를 이동할 수 있으며, 최고출력 154마력에 최대토크 40.3㎏f·m의 성능을 갖췄다. 넥쏘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계약 물량이 7000대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만 5000대가 계약돼 올해 목표치인 3000대를 이미 넘어섰다. 현대차는 2022년까지 수소차 6만 5000대, 2030년까지 63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차 연간 생산량도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수소차 보급의 최대 관건인 인프라 확충도 빨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도로공사·현대차와 함께 지난 12일 경부선 ‘안성휴게소’ 양방향과 영동선 ‘여주휴게소’ 강릉방향 등 3곳에서 수소충전소를 개장했다. 가격은 ㎏당 8800원(부가세 포함)이다. 국토부는 올해 연말까지 10곳을 더 설치한다. 또 2022년까지 복합환승센터·버스 차고지 등 주요 교통거점 310곳에 수소 충전 설비를 구축한다.

하지만 현대차가 보유한 수소차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단정하긴 이르다. 독일의 자동차 명가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일본의 도요타 등도 수년 전부터 수소차 개발과 양산에 힘을 쏟고 있어 앞으로 자동차 업체 간 수소차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첫 수소차 ‘네카1’(NECAR 1)
유럽의 첫 수소차 ‘네카1’(NECAR 1)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GLC F-CELL
GLC F-CELL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특히 벤츠는 이미 25년 전인 1994년에 유럽 첫 수소차인 ‘네카1’(NECAR 1)을 내놨다. 2017년에는 전기차와 수소차가 결합된 ‘플러그인 하이드리드카’(PHEV)인 ‘GLC F-CELL’을 선보였다. 또 벤츠는 전기차 브랜드 ‘EQ’ 모델 개발에만 100억 유로(12조 83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수소차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는 일본은 2014년 출시된 도요타의 ‘미라이’를 필두로 2030년까지 수소차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도 대대적인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수소차 인프라 육성을 공식화했다.
수소차 ‘미라이’
수소차 ‘미라이’ 한국도요타자동차 제공
수소차의 성패는 결국 누가 더 빨리 충전 인프라를 완벽하게 구축하느냐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수소차 기술이 세계 최고라 해도 문제는 충전 인프라 구축”이라면서 “정부가 세운 계획보다 더 빨리 더 많이 구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기술 개발 분야에서는 원가절감이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3~4% 점유율에 그치는 ‘비메모리 반도체’도 정부의 중점 육성 산업으로 선정됐다. 점유율 60%에 달하는 메모리 부문과 큰 격차를 보이며 뒤처져 있어서다. ‘바이오’ 분야는 고령화 추세와 생명공학 기술 발전 추세를 봤을 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이유로 중점 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