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주한 브라질 대사 “한강의 기적 이룬 한국과 협력 방안 적극 모색하겠다”

주한 브라질 대사 “한강의 기적 이룬 한국과 협력 방안 적극 모색하겠다”

최훈진 기자
입력 2019-03-25 23:02
업데이트 2019-03-26 03:2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루이스 엔히키 소브레이라 로페스

이미지 확대
루이스 엔히키 소브레이라 로페스 주한 브라질대사가 최근 서울 종로구 주한 브라질대사관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보우소나루 정부는 경제·교육·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브라질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루이스 엔히키 소브레이라 로페스 주한 브라질대사가 최근 서울 종로구 주한 브라질대사관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보우소나루 정부는 경제·교육·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브라질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역사상 가장 극심한 경기 침체기를 겪으면서 더이상 국내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시장을 열어 투자 유치를 늘리고 대외무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해졌습니다. 지난해 이미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브라질 교역국이 되었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과는 앞으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습니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루이스 엔히키 소브레이라 로페스(61) 주한 브라질대사는 최근 서울 종로구 주한 브라질대사관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1980년 브라질 외교부에 첫발을 들인 그는 줄곧 유럽과 북미, 남미 지역에서 외교관을 지냈다. 한국은 그가 공직생활 40년 만에 처음 부임해 인연을 맺게 된 아시아 국가다.

●“보우소나루, 작년 방한 때 한국 성장에 감명”

로페스 대사는 “특히 올해는 한국과 브라질이 수교를 맺은 지 60년을 맞아 더 뜻깊다”고 밝혔다. 한국과 브라질은 1959년에 수교했고, 1963년에 첫 이민이 시작된 이래 현재 5만여명의 한인이 브라질에 살고 있다. 1965년 세워진 주한 브라질대사관은 몇 차례 이전을 거쳐 경복궁과 한옥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청와대로 브라질홀에 자리잡았다.

●브라질 16년 만의 정권교체… 전 세계 주목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범죄·부패 척결과 경제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워 돌풍을 일으킨 사회자유당 후보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올 1월 38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변화를 예고한 브라질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노동자당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전 대통령이 2003년 집권한 이후 16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로페스 대사는 새 대통령의 취임으로 양국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묻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세 아들과 함께 연방하원의원 자격으로 방한했는데 브라질 최대 현안인 연금개혁을 비롯해 과학기술·교육·인프라 등 각종 분야에서 한국이 반세기 만에 일군 성과에 대해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들었다”면서 “집권 기간 한국과의 협력 기회를 늘리기 위해 모색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답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슬하에 5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 중 3명이 정치인이다. 장남 플라비우는 연방상원의원, 차남 카를루스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 삼남 에두아르두는 연방하원의원이다. 실제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후보시절 선거운동 당시 인프라·교육·혁신 등 부문의 모범사례로 한국을 여러 번 언급하기도 했다.

●“KTX 등 본 뒤 브라질의 갈 길 멀다고 느꼈다”

최근 브라질 정부는 연금 수령 최소 연령을 늦추고 연금 최소 납부 기간을 늘리는 연금개혁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로페스 대사는 “한국은 주기적으로 개정 작업이 이뤄진 반면, 브라질은 수년간 연금제도를 손대지 못해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로페스 대사는 또 “한국의 초고속 열차인 KTX 등을 경험하면서 브라질은 앞으로 이 분야에서 갈 길이 멀다고 느꼈다. 전국적인 교통망을 구축하고자 하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외국 기업이 브라질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로페스 대사는 지난해 9월 우루과이에서 첫 라운드가 열린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TA)과 관련, “협상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5개 국가가 참여하기 때문에 각 나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협정체결에 소요되는 기간을 한 국가가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정부는 이 밖에 경제·정치 개혁, 공기업 민영화, 반부패 정책 등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로페스 대사는 “모두 시급한 과제라 우선순위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브라질은 삼권분립이 지켜지는 견고한 제도와 성숙한 민주주의를 갖춘 나라인만큼 절차적으로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9-03-26 10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