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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와 친분, 클럽과 유착 의혹… 文정부 엘리트 총경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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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9-03-17 18:22 사회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단톡방 속 ‘경찰총장’ 윤 총경 대기발령

경찰대 출신·靑 민정실 근무 ‘실세’로 불려
“승리·유모씨와 골프·식사”… 청탁은 부인
경찰, 윤 총경·승리 동업자 휴대전화 분석
또다른 고위직 연루 정황 나올 가능성도


버닝썬 미성년자 사건’ 경찰 현직 첫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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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을 했던 30대 사업가와 아이돌 가수, 그리고 출세가도를 달리던 경찰대 출신 엘리트 총경.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버닝썬 사태의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올랐다.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30) 등 유명 연예인의 카톡 대화방에서 단속 무마 등 해결사 역할을 해 온 인물로 거론된 ‘경찰총장’이 경찰청 소속 윤모(50) 총경으로 밝혀져서다.

윤 총경에게 각종 부탁을 해 온 사람은 승리와 동업관계인 유리홀딩스 유모(34) 대표다. 윤 총경은 “유 대표와 식사, 골프 등을 친 적이 있고, 승리와도 밥 먹은 적 있다”고 인정했다. 아직 이들 사이에 돈이 오간 정황은 없지만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윤 총경과 유 대표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며 유착 의혹을 쫓고 있다.

17일 경찰 안팎의 반응을 종합하면 지난 16일 대기발령을 받은 윤 총경은 조직 내부에서 “잘나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찰대 9기 출신으로 1993년 경위로 경찰에 입문했다. 경위·경감 직급 때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등에서 정보·경무 분야 등을 담당했다. 경정 때인 2015년에는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방범·순찰·성매매 단속 등을 총괄하는 생활안전과장을 맡았다. 2016년 1월 ‘경찰의 꽃’인 총경으로 승진한다. 일선 경찰서장급이다. 조직 내에서는 “경찰대 동기들과 비교해 적당한 때 또는 약간 빨리 승진한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하고 일처리가 깔끔하다”는 평판이다.

윤 총경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조직 안에서 “실세”라는 평판이 나오는 이유다.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에서 일했던 김태우 전 수사관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윤 총경은 대통령 일가 친인척을 담당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 총경은 지난해 8월 경찰청으로 복귀했고 경찰청 인사담당관 발령을 받는다. 경찰청 참모 중 핵심 요직으로 경찰청장이 신뢰하는 인물을 앉히는 자리다.

연예인 카톡방 속 ‘경찰총장’의 정체가 윤 ‘총경’으로 드러나자 관심은 윤 총경이 실제 승리가 운영했던 업체 관련 신고 건을 무마해 줬느냐에 쏠린다. 승리가 소유한 강남구 청담동 라운지클럽 ‘몽키뮤지엄’은 2016년 7월 개업 당일 “실내에 불법 구조물을 설치하고 영업한다”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신고당한다. 일반음식점을 신고, 운영하면서 유흥업소처럼 특수조명을 설치했다는 이유다. 이때 승리 단톡방의 한 참여자는 “○○형(유씨)이 경찰총장이랑 문자하는 걸 봤다. 누가 찌른 것도 다 해결될 듯”, “총장님이 다른 업소에서 시샘해서 찌른 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 해결해 준다는 식으로”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몽키뮤지엄은 같은 해 12월 변칙영업이 재차 적발돼 강남구 보건소에서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정지 기간만큼 과징금 납부신청을 해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신고 사건이 발생한 2016년 하반기 윤 총경은 강남서를 떠나 서울경찰청 소속으로 총경 승진 교육을 받고 있었다. 직접 청탁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경찰은 윤 총경이 부하 직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다만 윤 총경 후임으로 강남서 생안과장을 맡았던 현직 총경은 “몽키뮤지엄 건과 관련해 윤 총경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윤씨도 사건 청탁을 명목으로 돈을 받거나 사건 처리에 개입한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윤 총경보다 고위직 인사가 버닝썬 관련 인물들과 유착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론의 판단은 다르다.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을 연상시키는 ‘경찰총장’이라는 단어가 카톡에서 나온 만큼 더 고위직이 엮여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이 나온다.

유착 의혹이 확대될지는 일단 유씨 진술에 달렸다. 공개된 카톡 내용으로 볼 때 유씨가 각종 청탁의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의 입에서 경찰 등 또 다른 고위 공무원의 이름이 나올 수도 있다. 또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유씨의 휴대전화 1대와 윤 총경의 휴대전화 2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추가 유착 정황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편 경찰은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 청탁 의혹과 관련해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버닝썬 의혹과 관련해 현직 경찰관이 피의자 입건된 건 처음이다.

A씨는 지난해 7월 버닝썬에 미성년자 고객이 출입해 2000만원어치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 사건을 담당했는데, 이때 증거부족으로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과정이 통상적 수사에 비춰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일단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A씨가 버닝썬 측으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2019-03-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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