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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장비로 70여년 만에 행성 형성 ‘잃어버린 고리’ 확인

아마추어 장비로 70여년 만에 행성 형성 ‘잃어버린 고리’ 확인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1-29 09:47
업데이트 2019-01-2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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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천문학자, 카이퍼 벨트 1㎞급 소천체 관측

일본 천문학자들이 아마추어급 장비로 태양계 끝의 카이퍼 벨트에서 초고성능 망원경으로도 찾아내지 못한 1.3㎞ 크기의 작은 천체를 찾아내 화제다.

해왕성 궤도 밖에 있는 카이퍼 벨트에는 태양계 행성들을 형성하고 남은 작은 천체와 얼음들이 몰려 있다. 태양계 안쪽의 천체들이 태양의 복사 에너지와 충돌, 행성의 중력 작용 등으로 태고적 성질을 잃어버린 것과 달리 태양에 너무 멀리 떨어져 춥고 어두운 카이퍼 벨트의 천체는 태양계 형성 당시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 중에는 행성 지위를 박탈당한 명왕성과 에리스 등처럼 왜행성급의 큰 천체도 있고 최근 뉴허라이즌스호가 방문한 ‘울티마 툴레(2014 MU69)’와 같은 수십킬로미터급 천체도 존재한다.

그러나 1~10㎞급 천체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예측은 돼왔지만 지난 70여년간 실제 관측되지는 않았다. 거리가 너무 멀고 빛이 희미해 수억 달러가 투입된 초고성능 망원경으로도 관측이 안 된 것이다.

이런 작은 천체는 실제 관측이 이뤄지지 않아 먼지와 가스가 뭉쳐 행성을 형성하는 모델에서 ‘잃어버린 고리’처럼 돼왔다.

일본 국립천문대 소속 아리마츠 고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외계행성을 발견할 때 이용하는 ‘성식(星飾·occultation)’ 관측법을 이용해 이런 소천체를 관측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밝혔다.

카이퍼 벨트의 작은 천체가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순간적으로 감소하는데, 2016년 6월 25일에서 2017년 8월 1일 사이에 총 60시간에 걸친 관측을 통해 1.3㎞급 소천체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관측은 오키나와현 미야코섬의 한 학교 지붕 위에서 직경 28㎝ 망원경 2대로 진행했다.

관측 위치나 망원경 2대에서 모두 빛이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 점으로 미뤄 새나 비행기 등으로 인해 별빛이 감소했을 가능성은 배제됐으며, 소행성 벨트나 태양계의 다른 천체로 빛이 줄어들었을 가능성 역시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를 카이퍼 벨트 1㎞ 급 소천체 존재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며 앞으로 추가적인 관측이 필요한 것으로 학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관측은 카이퍼 벨트에서 1㎞급 소천체를 찾아냈다는 천문학적인 의미를 넘어 이를 찾아내는데 사용한 천체 장비가 아마추어급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있다.

망원경에 천체용 카메라와 조리갯값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가 부착되기는 했지만 모두 합해도 1만6천달러(1천790만원) 정도밖에 안 되는 열악한 장비였다고 한다.

아리마츠 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성과는 작은 연구 프로젝트의 진정한 승리”라면서 “우리 연구팀은 대형 국제프로젝트 예산의 0.3%에도 못 미치는 예산을 갖고 이런 성과를 냈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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