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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고교생에 혐한 발언’ 일본인에 과태료…첫 헤이트스피치 처벌

‘재일교포 고교생에 혐한 발언’ 일본인에 과태료…첫 헤이트스피치 처벌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01-17 10:12
업데이트 2019-01-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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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열린 ‘도쿄대행진 2014’에 참가한 시민들이 헤이트 스피치 등 차별에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2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열린 ‘도쿄대행진 2014’에 참가한 시민들이 헤이트 스피치 등 차별에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에 익명으로 재일교포 고등학생의 실명을 거론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일본인 60대 남성이 모욕죄로 처벌받았다.

17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가나가와 간이재판소는 지난해 12월 가나가와 검찰이 인터넷 상에서 재일교포 고등학생 A군을 모욕한 혐의(모욕죄)로 약식기소한 남성 B(66)씨에 대해 최근 9000엔(약 9만 4000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약식명령을 내렸다.

과태료 액수는 크지 않지만 인터넷 상에서 익명의 글을 쓴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혐한 등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가 일본 내에서 모욕죄로 처벌받은 첫 사례다.

B씨는 블로그에 지난해 1월 A군 등 학생들이 가나가와현의 한 음악 행사에 참가한 것을 다룬 기사를 인용하면서 A군에 대해 혐한 글을 썼다.

그는 블로그 글에서 ‘재일 코리안’을 ‘악성 외래 기생 생물종’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가나가와현 변호사회는 지난해 2월 “학생에 대한 다수의 린치”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고, A군 측은 지난해 7월 블로그 관리회사에 B씨의 신원 정보를 얻어 B씨를 고소했다.

A군은 “(인터넷에서) 헤이트 스피치를 봤을 때의 공포와 충격을 잊을 수 없다”면서 “가족들도 상처를 받았다.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차별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A군 측 변호사는 “익명의 혐한 투고를 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교훈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모욕죄로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벼운 만큼 혐오 범죄에 대처하는 법 제도와 수사 체계가 정비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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