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 아닌 의무”
2016년 여름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공사가 ‘친구’ 조성길(44)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 대리를 향해 쓴 글을 공개했다.태영호 전 공사는 5일 자신의 블로그에 ‘조성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직접 연락할 방도가 없어 이같은 글을 올렸다”며 “친구의 미국 망명 타진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태영호는 “자네나 내가 진정으로 생각해야 할 민족의 운명, 민족의 번영은 어느쪽에 있는가를 신중히 생각봐야 한다. 한국은 지상천국이 아니지만 이루려던 바를 이룰 수 있는 곳”이라며 “애들도 ‘성길 아저씨네 가족이 서울로 오면 좋겠다’고 한다”고 설득했다.
그는 “북한 외교관으로서 남은 여생에 할 일이란 빨리 나라를 통일시켜 통일된 강토를 우리 자식들에게 넘겨주는 것”이라며 “서울에서 나와 함께 의기투합해 북한의 기득권층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통일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태영호는 “한국으로 오면 신변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 오면 정부에서 철저한 신변경호를 보장해 줄 것이며 직업도 바라는 곳으로 해결 될 것”이라며 “민족의 한 구성원이며 북한 외교관이였던 나나 자네에게 있어 한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잠적한 이탈리아 주재 北대사대리 조성길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앞서 지난해 3월 이탈리아 베네토 주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에 참석한 모습. 조 대사대리의 잠적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등 외국 정부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제3국으로 망명을 타진 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AP 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