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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공동선언] 北 ‘영변핵시설 폐기’ 카드 제시…북미협상 힘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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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8-09-19 14:53 정치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엔진시험장·미사일발사대 폐기합의·영변 핵시설 폐기 용의 밝혀트럼프, 트위터에 “매우 흥미롭다”…2차 북미정상회담 가속화하나

[평양공동선언]남북 첫 비핵화 방안합의,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북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사진은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2018.9.19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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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공동선언]남북 첫 비핵화 방안합의,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북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사진은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2018.9.19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북 정상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추가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합의하면서 한동안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우선 합의문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한 추가 조치에 대해 구체적 의사를 밝힘으로써 북미협상 동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시각으로 심야 시각인데도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매우 흥미롭다”는 글을 게재해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남북 정상이 19일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와 의지가 담겼다.

우선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핵무기와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작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관련국 전문가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한다는 내용과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북측이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는 앞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착수해 현재 진행되는 조치이지만, 그동안 국제사회는 이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며, 김 위원장이 이번에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당시에도 북측은 외무성 공보를 통해 전문가 참여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전문가들이 배제됐지만, 이번에는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긴 만큼 실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하기는 했지만,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를 내놓을 용의가 있음도 밝힌 점도 북측이 미국과의 후속 협상을 염두에 두고 비핵화 진정성을 재확인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영변 핵시설 등 폐기 용의에 대해서는 미국 측이 그동안 종전선언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요구해온 ‘핵 리스트 신고’에 대응한 북한 측 ‘역제안 카드’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남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래핵’(영변 핵물질 생산시설과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합의문에 포함시켰고, ‘보유핵’(이미 생산한 핵탄두와 핵물질)은 후속 북미 협의로 공을 넘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이번 합의문에 구체적 표현이 담기지는 않은 다른 비핵화 관련 사안들에 대해서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남북, 북미 간 협의는 더욱 폭 넓은 조치를 대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취재진과 만나 “(비핵화 관련) 공동선언 내용 이외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논의의 결과를 토대로 내주 초 뉴욕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도 좀 더 속도를 낼 방안들에 관해 양 정상 간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요구해온 핵 리스트 신고 등 관련 어느 수준에서 남북 정상 간 논의가 이뤄졌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에 대해서도 시선이 쏠린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핵무력 관련 다른 부분에 대해 논의가 있었을 수 있지만, 상세히 남북 합의로 공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비핵화 관련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끼느냐에 비핵화 협상 진전 여부가 달린 셈이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발표된 뒤 트위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s)을 허용하는데 합의했다”며 “국제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폐기하는 데 합의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매우 흥미롭다”(very exciting)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빠른 평가는 기본적으로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긍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합의문에 담긴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사찰’(inspection)과는 어조상 차이가 있어 향후 합의문 이행 과정에서 남북미 협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정부는 조만간 미국에 특사나 외교 당국자를 파견해 남북 정상이 합의한 내용과 김 위원장의 ‘속내’를 상세 설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 배석한 정의용 실장이나 대북 협상을 이끄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어 지난 18일(현지시간) 개막한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에 대한 상세한 내용과 김정은 위원장의 솔직한 입장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총회의 하이라이트인 ‘일반토의’(General Debate) 순서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기간 참석해 연설할 전망이며,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29일 연설이 예정돼 있다.

만약 이런 과정에서 북미 간 접점을 찾게 된다면 다음 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제4차 방북이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지난달 말 방북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연기된 바 있다.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유엔총회 계기 한미정상회담, 폼페이오 방북 등의 ‘선순환 구조’가 활성화하며 상황이 매끄럽게 전개된다면, 다음 달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11월 6일 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상황에서 북미 협상 진전을 통해 분위기 전환의 돌파구를 찾을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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