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페북 ‘무임승차’… 토종기업 역차별

유튜브·페북 ‘무임승차’… 토종기업 역차별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7-05-17 22:14
수정 2017-05-1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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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양 따라 망사용료 지급

국내기업, 고화질 서비스 주춤
유튜브, 캐시서버 사용료 공짜
국내시장 점유율 5년새 74%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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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선에서 후보들의 홍보 동영상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주로 올랐다. 한때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불린 게 무색할 정도로 국내 동영상 플랫폼의 위상은 추락한 상태다. 현재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약 80%를 점유한 유튜브의 부상은 불과 몇 년 새 이뤄졌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3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점유율 변동 추이를 보면 유튜브 점유율은 2008년 12월 2%에서 2013년 8월 74%로 급등했다. 반면 토종 기업인 판도라TV 점유율은 같은 기간 42%에서 4%로 고꾸라졌다.

유튜브가 뜨고 판도라TV가 부진한 배경엔 통신사망 사용료 차별 논란이 숨어 있다. 동영상 서비스를 하는 국내 기업인 네이버·카카오·아프리카TV 등이 매년 100억원대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망 비용을 통신사에 내는 반면, 해외기업인 유튜브는 비용을 거의 물지 않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한·일 간 해저케이블이 손상됐고, 이 케이블을 타고 들어오던 유튜브의 속도가 느려졌다는 이용자 항의가 빗발치자 유튜브의 비용 부담 없이 국내 통신사에 ‘캐시서버’를 두기로 합의해서다.

국내 유튜브 사용자가 검색한 영상을 국내 통신사 데이터센터에 임시 저장해 뒀다가 국내 다른 이용자가 찾으면 전송하는 게 캐시서버로, 이를 도입한 뒤 국내 통신사들이 국제 통신망 사용료를 정산할 필요가 줄게 됐다. 이때 통신사들은 유튜브에 캐시서버 사용료를 거의 물리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후 유튜브는 망 비용 부담 없이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과감하게 했다. 반면 트래픽 양에 따라 통신사에 망 비용을 내는 국내 기업들은 트래픽이 큰 고화질 서비스를 주저했고, 이것이 이용자 이탈로 이어졌다.

최근 동영상·생중계 사업을 강화하는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유튜브와 같은 방식의 캐시서버 활용 협상을 진행하면서 토종기업 역차별 논란이 재점화됐다. 페이스북 전용 캐시서버 구축 비용 분담률을 놓고 페이스북과 국내 통신사 간 이견을 보인 지난해 말 이후 두 통신사 고객들은 페이스북 접속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 측은 17일 “유튜브 계열사인 구글과 일정 수준의 비용 정산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같은 해외 기업이라고(페이스북이 유튜브와) 비슷한 형태로 계약할 이유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통신사들은 유튜브와의 재계약도 추진 중이다.

망 사용료를 부담해 온 국내 기업들도 공정 경쟁을 내세우며 페이스북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영상 기업 관계자는 “한국에서 사업하려면 페이스북이 국내 기업과 같은 조건을 수용해야 한다”고, 포털 관계자는 “토종기업 역차별은 더이상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통신사들과 캐시서버 설치비와 망 비용 분담 비율을 협상하던 중 논란이 불거졌다”며 당혹감을 표시한 뒤 “국내 3대 통신사 전부에 캐시서버 설치 비용과 망 이용료를 지불하는 건 과한 부분이 있어 협상이 난항이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페이스북은 국내 통신사 중 KT에 망 이용료를 지불 중이며 내년 7월 KT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국제 통신망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는 한 논란이 반복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주요 대륙 간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는 대신 중국, 일본 등 이웃과 연결된 해저케이블에 의존하다 보니 ‘해외 서버 동영상의 돌발적 품질 저하→이용자 항의→통신사의 해외 사업자 대상 특혜적 조치’가 반복됐다는 뜻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7-05-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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