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빚어낸 샤머니즘…국민대, 공동체를 키우다

축제로 빚어낸 샤머니즘…국민대, 공동체를 키우다

입력 2017-05-07 23:02
수정 2017-05-08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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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정책학부 교수·학생 점집 많은 정릉3동 특성 살려 공동체 연계 수업·축제도

“제가 가르치는 전공 수업 ‘행정학연습’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행정학 대신 무속을 공부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무속을 테마로 한 마을 축제를 기획하고 주최하는 겁니다. 대학이 마을공동체를 돕는 방법을 고민하다 점집이 많은 정릉3동(서울 성북구)의 특성을 축제와 접목시켰습니다.”
지난해 11월 9일 서울 성북구 정릉3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정릉 샤머니즘 축제에서 국민대 행정정책학부의 한 학생이 전시된 무속 도구를 설명하고 있다.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제공
지난해 11월 9일 서울 성북구 정릉3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정릉 샤머니즘 축제에서 국민대 행정정책학부의 한 학생이 전시된 무속 도구를 설명하고 있다.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제공
7일 만난 하현상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오는 31일 학생들과 함께 샤머니즘 마을 축제를 연다. 올해로 3년째다. 학생들은 지난 두 달 동안 북악산 자락의 굿당과 점집을 찾아다니며 무속인들을 취재하고 무속 행위들을 조사했다. 하 교수는 2015년 서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대학과 마을 공동체를 연계하는 이 수업을 처음 개설했다.

“첫 수업에 참여한 수강생들에게 대학 근처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할 문화 자원을 발굴하도록 했습니다. 5주 동안 돌아다닌 학생들이 들고온 게 샤머니즘이었습니다. 북한산과 북악산으로 둘러싸인 정릉3동에는 예로부터 굿당과 점집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 교수의 말이다.

샤머니즘 마을 축제를 만드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동네에 점집이 많은 점을 못마땅해하던 마을 주민들이 펄쩍 뛰었다. 무속을 마을의 상징으로 앞세우는 데 대한 거부감이 컸다. 음지에서 지내던 무속인들도 자신들이 축제라는 이름으로 전면에 서게 되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며 잘 협조하지 않았다. 대학에서조차 비합리적인 무속을 다룬다며 동료 교수들의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 교수는 “하지만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하려면 그 마을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자원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죠. 문전박대하는 무속인들을 계속 찾아가 환심을 사려 노력했고, 주민들에게는 무속이 마을을 살리는 훌륭한 문화가 될 수 있다고 적극 설득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하 교수와 학생들의 노력은 2015년 11월 배밭골 골목에서 열린 첫 샤머니즘 축제로 결실을 맺었다. 이어 지난해 11월엔 같은 지역의 한 카페에서 축제를 열었다. 무속인들이 무속 행위를 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와 무속인들이 실제 쓰는 도구들을 전시했고, 관람객들이 무속 복장을 실제로 입어 볼 수 있게 했다. 타로점을 보는 전문가를 초빙해 점을 봐주는 코너도 만들었다.

처음에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무속을 바라보던 주민들도 축제가 거듭될수록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직접 축제에 참여하는 주민들도 늘었다. 이달 말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수강생 남경훈(22)씨는 “올해는 외국의 다양한 샤머니즘을 소개하고 노래, 춤 등 여러 문화와 샤머니즘을 접목시키는 축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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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7-05-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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