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은 내우외환 돌파할 ‘정치적 능력’ 원한다

[사설] 국민은 내우외환 돌파할 ‘정치적 능력’ 원한다

입력 2017-05-03 23:44
수정 2017-05-04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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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정치 경제 산적한 현안 직면… 깨어 있는 의식으로 미래 열어야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후보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부동표가 아직도 남아 있지만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은 보다 명확해지는 분위기다. 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유권자들의 최우선 선택 기준은 정치적 능력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2000명) 가운데 지지 후보 결정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 ‘후보의 정치적 능력’(33.0%)을 꼽은 것이다. ‘후보의 이념과 노선’(32.1%)과 ‘후보의 도덕성’(20.8%), 당선 가능성(6.7%) 등이 뒤를 이었다. 정치적 능력은 후보자의 자질과 리더십, 국정을 이끄는 통합 능력 등이 총망라된 의미를 담고 있다.

국민들이 후보 선택시 정치 능력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엄중한 현실과 직결된다. 오는 10일 취임할 차기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구조적인 부정부패 구조를 바로잡는 적폐청산에다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국가를 통합하는 막대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북핵·미사일뿐만 아니라 사드 문제로 얽힌 주변국들과의 관계 복원 등 한반도 안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저성장의 덫에 걸려 침체에 빠진 경기도 살려야 한다. 최악의 청년실업 등을 해결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4차 혁명을 이뤄내야 함은 물론이다. 국민들이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국내외 현안을 풀어 가기 위한 후보 능력을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국민들은 이념과 노선에 따라 서로를 맞상대할 수 없는 적으로 돌리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대한민국을 희망하고 있다.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 대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 후보를 밝혔음에도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부유층(浮遊層)도 적지 않았다. 후보 난립에 따라 ‘흔들리는 표심’의 향배도 막판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세대 차이를 떠나 국민들이 가장 혐오하는 것이 구태의연한 선거 관행으로 나타났다. 선거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37.9%가 ‘서로 비방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19.4%가 실현을 위한 재원도 제시하지 못하는 ‘무분별한 공약 남발’을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확인과 검증할 시간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내지르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이 심판할 수밖에 없다.

닷새밖에 남지 않는 선거일까지는 여론조사의 공표도 없어 판세를 파악하기 힘든 ‘깜깜이 기간’이다. 이 때문에 흑색선전 등을 담은 가짜뉴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층 기승을 부릴 것은 뻔하다. 국민의 수준이 정치의 수준이듯 깨어 있는 유권자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내 손에 있다는 자세로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 투표해야 한다.
2017-05-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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