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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뒷담화] 별명 안에 민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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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7-04-14 18:57 제19대 대선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대선 후보들의 각양각색 별명들

5명의 유력 대선 후보들에 대한 기상천외한 별명과 정치 신조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별명은 정치인을 더욱 친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조롱과 혐오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뜻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때로 매서운 민심이 담겨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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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문재인 ‘명왕’ ‘달님’ 좋아요 ‘고구마’ 싫어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명왕’, ‘달님’으로 주로 불린다. 명왕은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전설의 해적인 명왕 실버즈 레일리를 닮았다는 점에서 붙은 별명이다. 문 후보의 성(문·Moon)을 딴 ‘달님’과 이름 끝 자를 딴 ‘이니’는 보다 친근하게 문 후보를 부를 때 사용하는 별칭이다. 문 후보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문제아’라고 종종 불렸고 경희대 재학 시절에는 배우 알랭 들롱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대선 후보들을 가리키는 별명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묻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한 패러디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해적 캐릭터인 명왕 실버즈 레일리를 닮아 ‘명왕’이라는 별명이 오래 쓰여왔다. 사진은 레일리와 문 후보의 얼굴을 비교한 모습.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 대선 후보들을 가리키는 별명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묻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한 패러디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해적 캐릭터인 명왕 실버즈 레일리를 닮아 ‘명왕’이라는 별명이 오래 쓰여왔다. 사진은 레일리와 문 후보의 얼굴을 비교한 모습.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특히 오랜 시간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려온 문 후보에게는 대세론을 반영하는 신조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대깨문’(대세는 깨어 있는 문재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아나문·아낙수나문’(아빠가 나와도 문재인, 아빠가 낙선하고 수없이 나와도 문재인), ‘나팔문’(나라를 팔아먹어도 문재인), ‘사대문’(사실상 대통령은 문재인), ‘반기문’(반드시 기필코 문재인) 등 뭘 어떻게 해도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뜻의 말들이다.

부정적인 의미의 별명도 많다. 성격과 언행이 답답하다는 의미의 ‘고구마’라는 별명은 민주당 경선 당시 ‘사이다’로 불리던 이재명 성남시장과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문 후보를 비판하기 위해 쓰였던 별명에 대해 문 후보가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 저는 든든한 사람”이라고 맞받아치면서 긍정적인 의미로 바뀌었다.

보수진영 네티즌들은 ‘문죄인’, ‘문제인’으로 지칭하고 있다. 최근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이 확산되면서 ‘문유라’(문준용+정유라), ‘문근혜’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열성 지지자들이 가장 많은 문 후보의 지지자들(문팬)을 조롱하는 ‘문레반(문재인+탈레반), 문슬람(문재인+이슬람)’ 등이라는 말도 종종 쓰이는데, 이슬람을 무조건 혐오 대상으로 삼고 있어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② 홍준표 ‘홍트럼프’ ‘홍도저’ 등 강한 이미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스스로 ‘모래시계 검사’, ‘우파 스트롱맨’임을 강조하는 데다 언행도 워낙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어 강한 이미지를 상징하는 별명이 많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빗댄 ‘홍트럼프’,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딴 ‘홍테르테’ 등 홍 후보가 내세우는 우파 스트롱맨들과 연관된 별명이 주로 쓰인다. 특히 홍 후보가 흉악범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점은 마약 용의자들을 즉결 처형한 두테르테를 떠올리게 했다. 진한 눈썹 문신 때문에 붙은 ‘홍그리버드’, 군기반장 이미지로 얻은 ‘홍반장’ 등도 오래 쓰였다.
대선 후보들을 가리키는 별명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묻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한 패러디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과거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존 모델이었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모래시계 검사’라고 표현한 패러디물.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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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후보들을 가리키는 별명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묻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한 패러디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과거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존 모델이었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모래시계 검사’라고 표현한 패러디물.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너무 강하다 보니 마냥 밀어붙인다는 뜻으로 ‘홍도저’(홍준표+불도저), ‘홍땅크’(홍준표+탱크) 등의 용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쓰이기도 한다. 지난 13일 첫 TV토론회에서 “세탁기에 이미 들어갔다 나왔다”며 때아닌 세탁기 논쟁을 불러일으켜 관련된 별명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③ 안철수 ‘간철수’ 이미지 깨고 ‘강철수’로 변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정치에 처음 발을 디딜 때부터 간을 본다는 뜻으로 ‘간철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정치인이라기엔 안 후보의 말이 모호한 면이 있고, 결단력이 부족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결연하고 강한 모습과 굳은 권력의지를 보이며 ‘강철수, 독(毒)철수, 갓철수’ 등으로 별명이 ‘업그레이드’됐다. 안 후보가 홈페이지에 내걸기도 한 ‘대미안’(대신할 수 없는 미래 안철수)은 안 후보의 지지자들이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의 심벌에 덧붙여 사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적임자라는 의미에 ‘안파고’(안철수+알파고)도 대표적인 별칭이다.
대선 후보들을 가리키는 별명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묻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한 패러디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케이블 채널인 tvN의 ‘SNL코리아’ 에서 대선후보들을 패러디하는 내용의 코너에서 뮤지컬배우 정상훈씨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캐릭터인 ‘안찰스’를 패러디한 연기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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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후보들을 가리키는 별명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묻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한 패러디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케이블 채널인 tvN의 ‘SNL코리아’ 에서 대선후보들을 패러디하는 내용의 코너에서 뮤지컬배우 정상훈씨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캐릭터인 ‘안찰스’를 패러디한 연기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안스트라다무스(안철수+노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도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40석 가까이 얻는다는 것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포기,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강 대결 구도 형성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예측이 잘 맞아서다. 국민의당 대선 경선 기간 중에 갑자기 연설 목소리를 중저음으로 바꾸기도 해 ‘루이 안스트롱’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검증대에 서다 보니 부정적인 의미의 별칭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문 후보 측 지지자들은 안 후보가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연관짓는 별칭을 많이 사용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규제프리존특별법을 찬성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도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게 비판의 근거다. 게다가 딸의 재산 논란으로 금수저 이미지도 덧씌워져 요즘 네티즌들에게 부쩍 사용되는 말은 ‘공가왕’이다. 공주(박 전 대통령)가 가니 왕자(안 후보)가 온다는 뜻이다. 유치원 발언 논란으로 아이 엄마들 사이에선 ‘안찍사’(안철수 찍으면 사립유치원 간다)라는 자조적인 말도 나왔고, 조폭 동원 논란 때문에 ‘갱철수’(갱+안철수)라는 신조어도 있다.

④ 유승민 거침없는 입담 ‘팩트폭격기’ ‘팩트폭행’

비교적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해 왔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는 아직은 긍정적인 의미의 별명이 많다.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라가고 더 많은 관심이 이어진다면 이들을 비판하는 듯의 신조어도 언제든 생겨날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을 가리키는 별명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묻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한 패러디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패러디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국민닥터 유사부’로 지칭하는 사진.  출처 유승민 의원실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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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후보들을 가리키는 별명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묻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한 패러디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패러디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국민닥터 유사부’로 지칭하는 사진.
출처 유승민 의원실 블로그

유 후보는 딸 유담씨의 미모 때문에 ‘국민장인’이라는 별명이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다. 유 후보의 지지자들은 ‘유바마’(유승민+오바마), ‘국민닥터 유사부’(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패러디), ‘유짱’ 등으로 주로 유 후보를 지칭하며 능력 있는 지도자가 되어주길 바라는 기대를 담고 있다. 토론과 강연에서 구체적이고 세세한 내용까지 설명하거나 상대방을 지적하는 모습을 보고 ‘팩트폭격기, 팩트폭행’ 등의 단어도 따라오고 있다. 유 후보의 일부 지인들도 유 후보가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한다는 뜻에서 ‘전천후폭격기’라고 표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말을 하는 점에서는 성직자 같으면서도 권력자에게 대들 수 있는 약간의 ‘똘끼’가 있다는 의미로 ‘욕쟁이 신부님’이라는 별명도 최근 주어졌다.

⑤ 심상정 여성성 돋보이는 ‘심블리’ ‘심크러시’

심 후보는 여장부 같은 면모와 동시에 따뜻함과 정이 넘친다는 의미로 ‘심블리’(심상정+러블리)라는 별칭이 오래 쓰였다. 여성에 대한 동경의 의미를 담은 단어이지만 주로 ‘센 언니’ 같은 카리스마가 있는 여성에게 쓰이는 말인 ‘걸크러시’를 합쳐 ‘심크러시’라는 말로도 자주 불린다.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정부 관계자들을 거세게 몰아치는 발언 영상들이 화제가 되면서 ‘사자후’, ‘상정활극’ 등의 표현도 있다. 심 후보의 의원실에서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하며 ‘2초 김고은’이라는 자생적인 별명도 만들어냈다. 심 후보의 20대 사진이 배우 김고은씨를 닮은 점을 활용한 것이다. 쌍꺼풀이 없는 점이 닮아 ‘2초 수애’까지 만들어졌다.
대선 후보들을 가리키는 별명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묻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한 패러디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젊은 시절 얼굴을 배우 김고은씨의 얼굴과 겹쳐 ‘2초 김고은’, ‘심고은’으로 표현한 영상물의 한 장면. 출처 심상정 의원실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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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후보들을 가리키는 별명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 묻어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보들에 대한 패러디 사진과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젊은 시절 얼굴을 배우 김고은씨의 얼굴과 겹쳐 ‘2초 김고은’, ‘심고은’으로 표현한 영상물의 한 장면.
출처 심상정 의원실 블로그

정치 상황 및 투표 방향에 대한 준말도 대거 쓰이고 있다. 안 후보에게 보수 민심이 쏠리는 현상을 두고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된다)고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표(死票)를 막아야 한다는 의미로 문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안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진영에선 ‘문찍김’(문재인 찍으면 김정은한테 간다)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 반면 안 후보를 향해선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 상왕) 등의 비판적인 말이 있다. 지지율이 낮은 유 후보 측은 ‘유찍유’(유승민을 찍어야 유승민이 된다)는 말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7-04-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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