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 너무 적어 대표성 문제… 0%는 우연요동치는 선거 구도만큼 여론조사 지지율도 출렁이고 있다. 같은 주간에 실시된 여론조사 지지율도 결과가 제각각인 경우가 있는데 특히 지역별 지지율처럼 세부 결과들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 구의원 지원 유세
유승민(가운데)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11일 대구 달서구 월배공원에서 달서사 구의원에 출마한 이관석(오른쪽)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며 손을 들어주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여론조사업체인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가운데 대구·경북(TK) 지역 지지율이 화제가 됐다. 보수 민심의 척도로 여겨지는 TK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15%)의 지지율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14%) 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매우 작은 차이지만 홍 후보의 지지세가 꺾이고 유 후보가 올라갔다는 점에서 유 후보 측에선 고무된 분위기였다. 반면 홍 후보는 “내가 갤럽은 안 믿는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 포천시장 보선 후보 지원
홍준표(가운데)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11일 경기 포천시 송우네거리에서 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종천(오른쪽), 도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성남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후보는 “며칠 전 유 후보의 TK 지지율은 0%였다”고 말했다. 앞서 5일 발표된 엠브레인 여론조사(4일 전국 성인 1042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6.3%) 다음으로 홍 후보가 25.6%으로 조사됐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25.2%), 정의당 심상정 후보(3.6%)이었고 유 후보는 0%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체로 지역별 통계에 대해서는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다. 앞서 언급한 TK 지역 여론조사의 응답자는 엠브레인이 103명, 갤럽이 92명이었다. 15% 지지율이라고 해야 13~14명이 응답한 것으로, 너무 적은 표본을 대상으로 추출한 결과이기 때문에 대표성이 낮다는 얘기다.
허진재 갤럽 이사는 11일 “표본 수가 100명일 때 표본오차는 ±9.8% 포인트”라면서 “큰 의미를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엠브레인 관계자도 유 후보의 ‘TK 0%’에 대해 “우연히 발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효 표본 크기가 1000명일 때 표본오차가 ±3.1% 포인트, 1200명일 때 ±2.8% 포인트, 600명일 때 ±4.0% 포인트, 100명일 때 ±9.8% 포인트 등 표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따라서 대선 여론조사는 전국 단위의 지지율로 경향성을 읽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그동안 후보등록일 전후 여론조사 순위 결과는 대체로 맞았다”면서 “지금의 여론조사는 전체적인 추세를 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칸타퍼블릭이 7~8일 전국 성인 2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에서 TK 지지율은 안 후보(40.0%), 문 후보(20.6%), 홍 후보(9.0%), 유 후보(4.0%), 심 후보(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