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의 주역인 전 축구선수 안정환(40)에게 모친이 빌린 억대의 빚을 대신 갚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합의13부(조양희 부장)는 안씨의 모친에게 돈을 빌려준 A씨가 안씨를 상대로 낸 각서금 청구소송에서 채무의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1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4년 12월 ‘1억3540만원을 갚겠다는 각서 내용을 지키라’며 안정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통상 금전채권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10년 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끝난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1996년에서 1998년까지 안씨의 모친 B씨에게 약 9000만원을 빌려줬다. B씨는 이자 3000만원 가량을 더해 1억3540만원을 2000년 3월까지 갚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B씨가 약속을 지키지 않자 A씨는 2001년 9월 B씨를 상대로 약정한 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고, 이듬해 6월 승소했다.

그러나 B씨는 2008년 3월 A씨에게 채무액 가운데 1000만원만 돌려줬다. 이에 A씨는 안씨를 찾아가 어머니의 빚을 대신 갚으라고 요구했고, 당시 안씨는 A씨에게 각서를 써줬다.

각서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A씨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안씨가 모친의 빚을 대신 갚아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안씨가 각서를 작성한 것은 보증의 의미”라며 각서의 존재와 효력은 인정했다. 다만 “주채무자인 어머니의 채무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청구를 기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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