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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트럼프가 외교 문외한? 세계 정상급 미녀 다 만났는데!”

오바마 “트럼프가 외교 문외한? 세계 정상급 미녀 다 만났는데!”

입력 2016-05-01 16:39
업데이트 2016-05-0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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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지막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서 ‘웃음 폭탄’

“나갈 때 됐더니 조지왕자는 샤워가운 입고나와…” 레임덕 유머도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가 외교정책 경험이 없다고 걱정한다죠? 하지만 트럼프는 수년 동안 숱한 세계 지도자들을 만났잖아요.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취임 후 여덟 번째이자 임기 중 마지막으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 연설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등 대권 주자들을 겨냥한 ‘촌철살인’ 유머를 쏟아냈다.

AP통신과 일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단 만찬에서 능숙한 언변으로 좌중을 쥐락펴락하며 오는 11월로 다가온 차기 대선 등 최근 정치·사회 현안을 거침없이 풍자했다.

그는 먼저 “여러분 모두 좋아 보인다. 특히 공화당 쪽(end of the Republic)은 이보다 더 좋아 보인 적이 없다”며 상대 정당인 공화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공화당 쪽’이 ‘공화당의 최후’로도 해석될 수 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만찬에 참석한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을 콕 집어 인사하며 “공화당 경선이 너무나 잘되고 있다니 축하한다. 계속 그렇게 진행하시라”며 경선 선두주자인 트럼프를 둘러싼 공화당의 내분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번이 자신에게는 마지막 백악관 기자단 만찬이라며 “내년에는 다른 사람이 이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그녀가 누구일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녀’라는 표현으로써 같은 민주당의 대권 유력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당선을 명백하게 지목하는 이 발언에 관중석에서는 폭소가 쏟아져나왔다.

그러나 클린턴 전 장관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도 풍자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이 젊은 유권자층에게 다가서려고 안간힘을 쓰는 걸 보면 이제 막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친척 어르신을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향해서는 “민주당의 빛나는 새 얼굴”이라고 추켜세웠다가도 그의 사회주의 성향 정책을 겨냥해 “동무”라고 부르면서 ‘들었다 놨다’ 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트럼프를 향해 던진 농담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막바지까지 트럼프 이야기를 하지 않은 채 짐짓 진지하게 연설을 마무리하는 척하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에이, 농담인데! 트럼프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것 같나요?”라고 말해 웃음 폭탄을 터뜨렸다.

이어 연례 만찬의 단골손님인 트럼프가 올해 불참한 것을 물고 늘어지며 “사실 오늘 그가 안 와서 조금 속상하다. 여기 기자와 유명인, 카메라로 가득 차있는데도 싫다고 하더라. 이 만찬이 너무 싸구려 같은가?”하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1990년대부터 미스 유니버스 조직회를 인수해 매년 미스 유니버스와 미스 USA, 미스 틴 USA 대회를 열어왔던 점을 유머 대상으로 삼으면서 공화당을 함께 조롱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데 충격적”이라며 “그들은 트럼프가 외교정책 경험이 없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는 수년 동안 숱한 세계 지도자들을 만났다.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라고 꼽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끝 무렵에 이른 상황에 대한 자조적인 농담도 곁들였다.

그는 “머리도 희끗희끗해지고, 이제 사망 선고가 떨어질 날을 세고 있다”면서 “지난주 만난 영국의 조지 왕자는 심지어 샤워가운을 입고 나왔다. 외교의전을 완전히 무시하다니,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윌리엄 왕세손의 아들인 어린 조지 왕자는 잠잘 시간에 잠옷 차림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딱 두 마디만 더 하겠다. 오바마는 간다(Obama Out)”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 무대를 떠났다.

이날 만찬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을 비롯해 영국 배우 헬렌 미렌, 할리우드 스타 윌 스미스 등 2천600명에 이르는 정치·경제·언론·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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