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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병 위협받는 금강송, 궁궐 짓는데 사용했다

재선충병 위협받는 금강송, 궁궐 짓는데 사용했다

입력 2016-04-29 09:40
업데이트 2016-04-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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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목·안목송 별칭…수령 오래된 것은 황장목으로 특별 관리

궁궐을 짓거나 임금 관(棺)을 만드는 등 국가 대사에만 베어 썼다는 금강소나무(금강송)는 산림유전자원으로 특별 보호를 받는 자연유산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이 경북 곳곳으로 번지자 산림 당국이 금강송 보호에 고심하고 있다.

금강송은 일반적으로 경북과 강원 지역 산비탈이나 능선에서 자란다.

보통소나무(곰솔)보다 조금 더 줄기가 곧고 길게 자라는 특징이 있다. 추위에 강하고 성장 속도가 느려 재질이 촘촘하고 단단하다.

금강산에서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강원 강릉·삼척, 경북 울진·봉화·영덕 등에 자생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이름도 다양하다.

금강산 이름을 따서 금강송(金剛松) 또는 ‘강송’이라고 한다. 춘양목, 안목송 등이라고 하는 곳도 있다.

춘양목(春陽木)은 예전 벌채한 소나무를 봉화군 춘양에서 모아 전국으로 실어 나른 것에서 유래한다.

관용적으로 쓰는 ‘억지춘양’이라는 말도 춘양목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비싼 춘양목 대신 다른 소나무를 쓰고 춘양목이라고 억지로 우기는 일이 잦다고 해서 생겼다고 한다.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는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다. 서면이라는 이름을 지난해 금강송면으로 바꿨다.

소광리 군락지는 면적이 2천240여㏊에 이른다. 수령 500년이 넘는 보호수 2그루를 포함해 200살이 넘는 소나무 8만여그루가 자란다.

350년가량 된 미인송도 있다. 이곳 금강송은 모두 1천284만여 그루인 것으로 산림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조선 숙종 때 금강송을 함부로 베어내지 못하도록 봉산(封山·나라에서 나무 베는 것을 금지한 산)으로 지정했고, 궁궐을 짓거나 임금의 관(棺)인 재궁(梓宮)을 만드는 등 국가 대사 때만 베어냈다.

수령이 오래돼 속이 누런색이고 목재 질이 좋아 재궁을 만드는 데 적합한 것은 ‘황장목’(黃腸木)이라고 하며 특별히 관리했다.

소광리 금강소나무숲길 1구간에는 당시 봉산 경계를 새긴 ‘울진 황장봉산(黃腸封山) 동계표석’이 남아있다.

1959년 정부는 이곳을 육종보호림으로 지정해 민간인 출입을 금지했고 1982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했다.

2006년 일반에 금강소나무 숲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부지방산림청이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에코투어’라는 이름으로 공개한 것이다.

남부산림청은 지금까지 3개 코스를 조성했다.

올해는 다음 달 1일부터 금강소나무숲길을 일반에 공개한다. 예약(www.uljintrail.or.kr)제로 운영하고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한 차례 탐방 인원을 80명으로 제한한다.

금강송은 뉴스의 중심에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 유명 사진작가는 2011년부터 3년간 수령 200년이 넘는 금강송 등 보호수 20여그루를 무단으로 베어냈다가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사진을 찍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에는 광화문 복원에 참여한 대목장이 강원도 등에서 벌채한 금강송 일부를 빼돌려 자기 목재창고에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남부지방산림청 관계자는 “울진 금강소나무는 수백년을 우리와 함께 한 소중한 유산이다. 재선충병은 대부분 인위적인 요소로 확산하는 만큼 소나무 이동을 금지하는 등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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