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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 사칭 이메일에 국내 대기업 240억 날렸다

글로벌기업 사칭 이메일에 국내 대기업 240억 날렸다

입력 2016-04-28 11:05
업데이트 2016-04-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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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해킹된 이메일 받고 제3자 계좌에 거래대금 보내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사칭한 이메일로 인해 거래대금 수백억원을 날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국제 이메일 해킹 사기 사건을 수사 의뢰했다.

해당 사건은 국제범죄를 전담하는 외사부에 배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평소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아람코프로덕트트레이딩과 거래관계를 유지해 왔다.

아람코프로덕트트레이딩으로부터 납사(나프타)를 사들여 수입한 뒤 이를 토대로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어왔다.

아람코프로덕트트레이닝은 연간 34억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자회사다.

아람코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국내 정유업체인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LG화학은 지난달 아람코측 거래 상대방 명의로 납품대금 계좌가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메일과 계좌 명의까지 확인한 뒤 아무런 의심없이 거래대금 240억원 가량을 송금했다.

그러나 해당 계좌는 아람코프로덕트트레이딩과 관계없는 제3자의 계좌로 LG화학은 결국 해당금액만큼 피해를 입었다.

검찰과 LG화학은 이번 사건이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대금 사기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해커가 기업 간 거래에 사용된 이메일을 해킹, 거래 내용과 대금 규모 등 상세 내용을 파악한 뒤 사칭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중소 수출기업을 상대로 이같은 거래대금 사기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대기업 피해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커는 LG화학 외에 다른 기업들에도 비슷한 시도를 한 것으로 전해져 추가 피해 기업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메일 해킹을 통한 국내기업의 무역대금 사기 피해건수는 2014년 71건 발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61건의 피해가 보고됐다.

LG화학은 피해 발생 이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법적 검토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아람코나 거래은행측의 과실이 상당 부분 있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져 향후 피해보상 여부를 두고 법적 다툼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 공조 수사에 최소 수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이메일 해킹 사기 거래 특성상 이번 사기를 주도한 해커 등 일당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현재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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