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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월 발사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2012년 은하3호와 ‘판박이’

北 2월 발사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2012년 은하3호와 ‘판박이’

입력 2016-04-27 15:32
업데이트 2016-04-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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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 잔해물서 숫자 ‘3’ 발견…이름만 바꿨을 가능성도

북한이 지난 2월 7일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은 2012년 12월 쏜 장거리 미사일 ‘은하3호’와 거의 모든 점에서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2012년 12월과 똑같은 장거리 미사일을 이름만 바꿔 발사한 정황도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27일 “북한의 지난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수거한 잔해물을 분석한 결과, 2012년 12월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해상에 떨어진 잔해물 여러 점을 수거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로 보내 정밀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수거된 잔해물은 북한이 2012년 12월 쏜 장거리 미사일 잔해물과 크기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1단 추진체 엔진 노즐 출구 부분의 직경은 0.61m로, 2012년 12월과 같았다.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를 잇는 중간단의 경우 길이가 2.1m, 상단과 하단 직경이 각각 1.52m, 2.4m였는데 이는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의 중간단 크기와 정확히 일치했다.

1단 추진체 연료 탱크의 경우 직경이 2.4m로 측정됐는데 이 또한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과 같았다.

우리 군은 연료 탱크 잔해물에서 발견된 ‘3’이라는 숫자에도 주목하고 있다.

연료 탱크가 해상에서 수거됐을 때만 해도 이 숫자는 식별되지 않았지만 ADD 연구원들이 연료 탱크 표면에 칠해진 페인트를 벗겨내자 ‘3’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숫자 ‘3’ 오른쪽에는 한글로 ‘성’ 자가 적혀 있었다.

북한이 2012년 12월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의 연료 탱크에도 숫자 ‘3’이 파란색으로 선명하게 적혔다. 당시 북한이 쏜 미사일 1단 추진체에는 ‘은하3’이라고 적혔는데 추진체 아래쪽에 있는 연료 탱크에는 ‘3’이 적힌 것이다.

은하 3호는 당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에 붙인 이름이다. 이번에 북한이 쏜 장거리 미사일 1단 추진체에는 ‘광명성’이라는 세 글자가 적혔다.

북한이 ‘은하3’의 세 글자가 적힌 미사일에 페인트칠을 한 다음 ‘광명성’이라고 쓰고 마치 새로운 미사일인 것처럼 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북한이 이번에 장거리 미사일을 쏜 2월 7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불과 9일 앞둔 시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장거리 미사일에 ‘광명성’이라는 새 이름을 붙임으로써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자 했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시 2기 이상을 제조했으며 발사하지 않고 남아있던 1기를 3년여가 지난 이번에 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 2월 감행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미사일 기술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한 과감한 실험이라기보다는 국내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성공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에도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를 67m 높이로 증축해놓고도 2012년 12월과 크기가 같은 미사일을 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낳은 바 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확보하는 것과 직결된다. 북한이 지난 2월 쏜 장거리 미사일은 ICBM인 KN-08과 같은 것은 아니지만 ICBM 기술 개발을 위한 것으로 간주된다.

전문가들은 핵투발 수단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이 지난 2월의 장거리 미사일보다 성능이 뛰어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군사 전문가는 “북한은 다음에는 올해 2월 쏜 장거리 미사일보다 추진력이 강하고 사거리가 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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