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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채권단, 최은영 전 회장 사재출연 요구할 듯

한진해운 채권단, 최은영 전 회장 사재출연 요구할 듯

입력 2016-04-25 09:41
업데이트 2016-04-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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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신청 전 주식매각에 분노…조양호 회장은 경영권 포기 수준 예상

이번 주 자율협약을 신청할 예정인 한진해운에 대해 채권단이 전 회장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의 사재출연을 요구하는 등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소유 주식을 매각한 최 회장 일가에 책임을 묻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 내용에 따르면 최 회장과 장녀 조유경, 차녀 조유홍 씨는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인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최 회장은 37만569주, 두 자녀는 29만8천679주를 정규 거래를 통해 팔았다. 이는 한진해운 전체 주식의 0.39%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 회장 일가가 주식을 매각한 지 이틀 만인 22일 한진해운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공개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미리 손실을 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한진해운 주식은 자율협약 신청을 결정한 22일 7.3% 떨어진 2천605원에 장을 마감,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았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이런 최 회장의 행동에 대해 분노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 회장은 어려워진 한진해운에 대해 경영상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권에서는 앞서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정은 회장이 300억원을 내놓았던 것처럼 사재출연 등의 방식으로 회사의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에서 사재출연을 통해 최 회장의 책임을 묻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최 회장의 책임을 묻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채권단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최 회장의 주식매각으로 손해를 본 당사자는 채권자가 아니라 주주들이기 때문에, 채권단 입장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한진해운의 경영 악화 책임을 이미 몇 년 전에 손을 털고 나간 한 사람에게 묻는 것이 온당한지, 또 얼마간 사재 출연을 받는다고 해서 그 돈이 경영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는 배경에는 현재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가진 조양호 회장의 상황이 현대상선과는 다르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조 회장은 최 회장이 경영하던 한진해운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대한항공 등을 통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했고, 위기가 이어지자 2014년 4월 “한진해운이 흑자가 될 때까지 무보수로 일하겠다”며 직접 한진해운 회장에 취임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 현정은 회장이 지금까지 벌어진 문제에 대해 경영상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면, 조 회장은 어려워진 한진해운을 정상화하기 위해 구원투수 개념으로 들어간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경영권을 내놓는 마당에 추가로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포기하는 수준에서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은 추후 발생할 분쟁을 막기 위해 경영권 포기 각서를 함께 제출받는다.

그러나 최 회장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조 회장이 추가로 ‘출혈’을 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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