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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만명, 1년前 대지진 피해는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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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6-04-25 00:32 사회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네팔 청년 카드카가 보내온 편지

수천명 환자 쇄도 아비규환 보고
대학원 진학도 미루고 구호 전념


지난해 4월 25일 네팔에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났다. 보름여 뒤인 5월 12일에는 규모 7.4의 지진이 또 한번 지축을 흔들었다. 두 차례의 강진으로 네팔은 인구의 4분의1에 이르는 810만여명이 삶에 타격을 받았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사상자는 8800여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약 3만 1000명, 무너진 건물은 60만채로 집계됐다.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워낙 가난한 나라여서 복구는 하세월이다. 서울신문은 학업을 중단한 채 복구와 구호에 헌신해 온 현지 청년 셰케 카드카(23)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가 보낸 이메일 답변 내용을 재구성한다.

네팔 대지진 발생 사흘 뒤인 지난해 4월 28일 셰케 카드카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이재민 임시캠프에서 임시 화장실을 짓기 위한 자재를 나르고 있다.  옥스팜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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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대지진 발생 사흘 뒤인 지난해 4월 28일 셰케 카드카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이재민 임시캠프에서 임시 화장실을 짓기 위한 자재를 나르고 있다.

옥스팜 코리아 제공



안녕하세요. 저는 1993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태어났고 지난해까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살았습니다. 하지만 대지진 발생 후 집을 떠나 북부 산간도시인 신두팔초크에서 혼자 지냅니다. 이곳은 대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입니다.

우리 나라의 피해 복구를 위해 구호의 손길을 보내 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재난 전문가들이 구호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체계적인 복구 활동을 펴는 모습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세계에서 11번째로 재난에 취약한 우리 나라가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대지진 발생 첫날부터 17일간 여진이 계속되면서 우리 가족은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른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거리에서는 오토바이와 응급차들이 계속해서 부상자를 실어 날랐습니다. 가족 중에 다친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저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카트만두 수메르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팔·다리가 부러지고 머리를 다쳐 밀려들었고 죽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신음과 울음 소리가 사방에 울렸습니다. 하지만 경찰도 그렇고, 그 누구도 이 상황을 정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병상이 부족해 환자들이 병원 밖 임시 천막에 대기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저는 지난해 대학을 나와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킨 재난 속에서 대학원에 갈 수는 없었습니다. 외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긴 하지만 지금은 네팔인으로서 한 사람이라도 더 도와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저는 옥스팜 소속으로 카트만두 외곽에 있는 마을인 타파킬, 신두팔초크 등을 다니며 물탱크, 화장실 등을 설치하고 위생 물품 등을 나눠 주는 일을 합니다. 지진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14개 지역의 수도관 1만 1288개 중 5233개(46.4%)가 파손돼 식수·위생 시설 복구가 시급한 상태입니다.

지진이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약 53만명의 네팔 주민들이 지진 피해로 극심한 식량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식량 부족은 지금도 심각합니다. 피해자들 중에 스스로 생계를 이어 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지진 이전의 삶을 회복하려면 최소 5년, 길면 10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네팔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제가 대학원에 진학해 ‘재난 관리’ 분야를 전공한 후 재난에 취약한 나라들을 다니며 사람들을 돕고 싶은 이유입니다.

네팔 지진의 상처가 가시지도 않았는데, 최근 일본과 에콰도르에서도 대지진이 발생했다고 들었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합니다. 피해가 빨리 복구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6-04-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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