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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지도자들 ‘트럼프 패닉’…오바마 설득도 안 먹혀

해외지도자들 ‘트럼프 패닉’…오바마 설득도 안 먹혀

입력 2016-04-22 10:33
업데이트 2016-04-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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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정치 무대 대화의 출발점은 트럼프”<폴리티코>아ㆍ태 국가들 “트럼프 의중 미군 철수냐, 규모 축소냐” 우려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갈수록 우세를 굳혀감에 따라 유세 기간 그의 대외정책 발언들로 인해 각국 지도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22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들의 불안감을 달래주기는 역부족이라는 것.

폴리티코는 “최근 국제정치 무대에서 트럼프가 대화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면서 “각국 정상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등과의 회담이나 만찬 자리, 사적인 대화, 심지어 전화통화에서도 트럼프의 발언과 입장에 대해 질문을 하며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각국에 주재하고 있는 미국 대사들은 본국에 현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 줄 것을 잇달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는 “그들이 주로 묻는 것은 '트럼프 현상은 어떤 것이냐, 그가 정말 (선거에서) 이길 것으로 보느냐, 그렇다면 미국의 대외정책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느냐 등의 질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은 물론이고, 21일부터 사우디에서 열린 미-걸프협력기구(GCC) 정상회의 등에서도 이 문제가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한 오바마의 대답은 먼저 공화당 전당대회의 룰은 매우 복잡해서 지금 선두를 달리는 주자가 반드시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한다는 것. 이어 미 공화당의 복잡한 사정 때문에 트럼프는 패자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고, 그가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동맹국 지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대해 각국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국제정치 문제에 서툴고 선거운동 기간이기 때문에 대중영합적 발언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서도,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일부 문제에서는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단 몇 퍼센트만 이행에 옮겨져도 이는 커다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이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것인지에 대해 가장 큰 관심과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아태 국가들은 만일 (트럼프의 발언이)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것이미군 축소인지, 아니면 철수인지를 알고 싶어한다”면서 “수십 년간 안보와 무역에서 공고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 지역과 미국 간 관계가 위험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관리들은 “미국의 핵우산 제공에 대해 아무런 재정적 기여를 하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의 반복적인 거짓 주장에 대해 자국 내 반발이 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국무부 관리는 1976년 지미 카터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것을 공약했지만, 대통령이 되고 난 후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그 발언이 한미 동맹에 엄청난 위기를 촉발했던 것을 나이 든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칭찬하고 우크라이나, 시리아, 발트지역 문제를 러시아의 독재자와 손을 잡고 해결할 것이라고 한 말에 대해서도 유럽 국가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주재 라트비아 대사인 안드리스 라잔은 “최근 미국 대선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업무가 돼 버렸다”며 “오바마 행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고려해야 할 실체가 있으며, 이로 인해 상황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의외의 소득도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각국이 오바마 행정부와 협의 중인 각종 조약이나 협정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 짓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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