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美 ‘엔저 묵인’ 끝났나…“日 환율개입 놓고 美日관계 벌어져”

美 ‘엔저 묵인’ 끝났나…“日 환율개입 놓고 美日관계 벌어져”

입력 2016-04-20 11:37
업데이트 2016-04-20 11:3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日 환율개입에 美 반대…“수출부진·대선으로 미국도 초조”

세계 경제규모 1, 3위 국가인 미국과 일본이 환율개입 문제로 신경전을 펼치며 양국 사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20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최근 엔화 강세로 경기에 악영향을 우려한 일본 당국이 엔저 유도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 저울질하자, 미국이 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취해서다.

실제 지난 14~15일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 기간에 미국 잭 루 재무장관은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움직임에 대해 “엔고라고 하지만 시세는 질서있다”며 강력 견제했다. 전날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이 환율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에 암묵적인 양해를 구한 데 대해 루 장관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런 미국의 태도는 이례적이다. 미국은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재집권한뒤 엔저 노선을 묵인해 왔기 때문이다. 엔화가치는 아베 총리 재집권 이후 50%가량 하락했다.

여기에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대규모 양적완화(QE)로 달러가치를 하락시켜 경기를 되살려낸 미국의 이력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낳은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해 일본이 엔저에만 의지한 채 구조개혁을 늦추자, 경제사정이 심상치 않아진 미국도 초조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의 종합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실질실효환율은 1년 반 전에 비해 15% 정도 강해졌다. 강달러는 수출 감소를 초래해 지난 2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6개월 만에 제일 컸다.

오는 28일 발표되는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1%가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간 ‘나홀로 회복’이라는 평가를 낳은 미국 경기도 최근 역풍을 맞는 상황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세계도 강달러를 우려한다. 강달러가 중국 위안화가치 하락을 유발하면 중국에서의 자본유출을 가속화해 시장혼란을 재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미 대통령선거도 변수다. 전후 70년의 통계로 보면 “7월말부터 10월말까지 주가가 상승하면 80% 이상 확률로 여당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반대로 시황이 악화되면 야당 후보가 유리해지므로 미 당국이 강달러 현상을 꺼린다고 한다.

이에 비해 일본은 경기를 살려내기 위해 엔화가치 하락을 위한 환율 개입을 만지작거릴 수 있다. 대선을 앞둔 미국은 계속 일본을 견제할 전망이다. 이런 신경전은 세계경제가 급격히 호전되지 않는 한 당분간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과 미국 사이의 신경전 양상을 전하면서 일본 당국이 환율에 개입한 것은 초엔고였던 2011년 11월이 마지막이라고 전했다. 당시는 전후 최고치인 달러당 75.32엔으로 현재보다 30엔 넘게 강했다.

따라서 110엔 안팎인 현재 환율 수준에서의 시장 개입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사히는 “일본과 미국의 불협화음이 계속되면 이를 재료로 투기자본이 엔을 사들여, 급격한 엔고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 재무부가 곧 공표할 ‘환율보고서’의 내용에 따라 엔고가 더 진행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