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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 “잠 푹자고 싶어요”…가장 불편한 것은 ‘수면부족’

병사들 “잠 푹자고 싶어요”…가장 불편한 것은 ‘수면부족’

입력 2016-04-19 13:38
업데이트 2016-04-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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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硏 설문조사…외로움·추위·물 부족 등 응답도 많아

병영내 인권침해는 병사 상호간·병사-부사관 순으로 답변

군 복무 중인 병사들에게 가장 힘들고 불편한 사항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잠을 좀 푹 자고 싶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일선 부대에서 복무하는 병사들은 오후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다음날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난다.

취침 시간이 짧지 않음에도 이런 대답이 많은 것은 전·후방 상비사단 기준으로 사흘에 한 차례씩 돌아오는 ‘불침번’(1시간~1시간 30분) 근무나 일과 후 피로감, 복무 압박감 등으로 잠자리에서 뒤척이는 경우가 잦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해 하반기 병사 1천9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대 근무 중 가장 불편한 점은 수면 부족(15.6%)이라는 응답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13년(21.4%)과 2014년(14.8%)에도 수면부족을 꼽은 병사가 가장 많았다.

군의 한 간부는 “일과 중 교육과 훈련으로 인한 육체적인 피로감과 복무 스트레스, 압박감 등으로 밤에 잠을 설치는 병사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처음 해보는 훈련이나 규모가 큰 훈련, 개인전투력 평가, 부대 훈련평가 등을 앞두면 부담감으로 잠을 설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육군에 근무하는 김모 이병은 “당일 불침번이나 경계근무로 편성되어 있으면 근무시간에 맞춰 도중에 기상해야 하기 때문에 근무 종료 후에도 깊은 잠을 잘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6명 이상이 같은 생활관을 쓰다보니 동료의 잠버릇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외로움과 심리적인 위축(10.9%)이 뒤를 이었다. 이 답변은 2013년과 2014년에도 각각 14.9%로 두 번째 어려운 점으로 꼽혔다. 복무 기간 동안 사회와 단절됐다는 심리 상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병사들이 느끼는 ‘사회 단절감’을 줄여 주고자 부대별로 밴드, 카페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성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일선 부대에 개설된 밴드는 1만200여 개, 카페는 300여 개에 달한다.

병사들은 추위와 물 부족 등 열악한 환경을 세 번째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지난해 설문 조사에서는 9.6%였지만 2013년과 2014년에는 12.6%, 15.8%였다. 부대 병영생활관이 침대형으로 개선되었지만 난방이나 온수 사용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육군 전방 부대에서는 침대·모포·베개 질이 나쁘고 침대의 크기도 작다는 응답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군내 인권 강화가 군 기강 확립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병사들은 군의 인권 개선 노력이 군 기강 확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인식(61.8%)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영에서 인권 침해 행위가 가장 많은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병사 상호 간이란 응답(44.6%)이 가장 많았다. 병사 상호 간의 인권 침해는 지난 2009년 조사 때부터 매년 40%를 상회하고 있다.

이어 병사와 부사관 사이에서 인권 침해 행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20.3%가 병사-부사관 사이로 응답했으며 2013년과 2014년에도 이와 비슷했다.

KIDA는 “병사들이 임무 수행이나 생활 영역에서 가장 많이 접촉하는 대상(병사, 부사관) 간에 인권 침해 행위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 병영 관리에 있어서 병사 집단 내에 관계 형성과 병사-부사관 임무 수행 간 갈등 측면에 대한 연구와 정책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병영 인권 침해 행위 중 ‘언어폭력’이 가장 많고 구타, 가혹 행위, 성추행, 성희롱 등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으므로 군이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 지속해서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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