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한양대 지원으로 수술 받아 “도움 받은 만큼 남 돕는 삶 살고 싶어”
전신 화상의 후유증으로 고통받던 스리랑카 소녀가 우리나라에서 희망을 되찾게 됐다.스리랑카 소녀 로셸(가운데)이 지난달 17일 한양대병원에서 1차 수술을 받기 전에 집도를 맡았던 김정태 교수에게 진찰을 받고 있다.
기아대책 제공
기아대책 제공
로셸은 화상을 입은 후부터 극심한 ‘구축(拘縮) 현상’으로 고통을 받아 왔다. 구축 현상은 피부나 근육이 오그라드는 것으로, 입을 제대로 벌리거나 손가락을 펼 수도 없다.
기아대책의 주선으로 지난달 15일 어머니와 입국한 로셸은 같은 달 17일과 24일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2010년부터 기아대책과 의료지원사업을 진행한 김정태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집도했다. 김 교수는 “국내 체류 기간이 제한적이어서 전신의 화상 중에 손가락과 입 등 로셸이 가장 원하는 부위들을 중점적으로 수술했다”며 “로셸은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배워 서툰 한국말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로셸의 수술비는 총 3000만원으로 한양대병원 측이 절반인 1500만원을 지원했다. 나머지 치료비와 체류비 등은 기아대책이 모금을 통해 충당키로 했다. 후원 문의는 기아대책(02-544-9544)으로 하면 된다.
수술 경과가 좋아 로셸은 오는 24일 스리랑카로 돌아간다. “고향에 있는 두 남동생에게 주고 싶다”며 선물 받은 과자 꾸러미를 아껴둔 로셸은 “큰 도움을 받은 만큼 남을 돕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6-04-18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