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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곳이 없다!”…구마모토 잇단 강진에 일본 전역 ‘비명’

“안전한 곳이 없다!”…구마모토 잇단 강진에 일본 전역 ‘비명’

입력 2016-04-16 11:31
업데이트 2016-04-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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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진이냐” 두려움 속 “힘내라” 격려하며 아침 맞이해

“또 지진이다!”

16일 새벽 1시 25분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굉음과 함께 천지가 뒤흔들렸다.

곳곳에서 지붕이 무너져내렸다. 무너진 지붕과 벽에 깔린 사람들의 비명으로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은 또 한차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참상을 겪어야 했다.

“그제 밤(1차 강진이 발생한 14일 밤)보다 강한 지진이 올 줄이야….”

무너져내린 집 잔해에서 구조된 한 남성은 이날 교도통신 기자에게 이같이 말하며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이날 오전 9시 49분에도 규모 5.4, 10시 39분에는 규모 4.3의 지진이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하는 등 여진이 이어졌다. 여진 피해를 우려해 대피소에 머물던 주민들은 그럴 때마다 “도대체 어디가 안전한 것이냐”며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4일 밤 강진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마시키마치(益城町).

도로 양쪽으로는 무너져내린 집들이 마치 폐허를 연상케 했다. 2차 지진이 발생하자 곳곳에서 “여진이다. 조심해라”라는 고함이 터져나왔다.

구조활동을 벌이던 소방대원은 “이 와중에 강진이라니.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셈”이라며 미간을 찌푸렸다.

전날 복구작업을 통해 전기 공급이 재개된 마시키마치에는 대피소에 머물다 자택으로 돌아간 주민이 많았다. 이는 2차 강진에 따른 매몰 피해자 증가로 이어졌다.

한 소방대원은 “이렇게 여진이 이어지면, 대피소를 포함해 이제 어디가 안전할지 장담할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구마모토시 미나미(南)구에 사는 이와모토 후미오(岩本文雄·54)씨는 “집이 덜컹덜컹해서 휴대전화를 들고 밖으로 뛰어나가는 순간 집이 무너져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잔해에 깔렸다가 구조됐다.

소방대원과 함께 이와모토씨를 구조한 50대 남성은 “무너진 집 지붕에서 랜턴으로 주변을 살피며 ”누구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래쪽에서 ”여기 사람이 있어요“라는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이와모토씨는 ”30분 정도 잔해 속에서 구조를 기다렸는데 서너 시간 지난 느낌이었다“이라며 ”목숨을 구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재해시 긴급 대피소로 지정된 구마모토시 주오(中央)공원에는 밤새 수백명이 모여서 공포에 떨었다. 여진이 이어지자 공원 곳곳에서는 ”무서워요“, ”또 지진이냐“는 불안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모포를 둘러쓴 사람들은 공포감에 몸서리치면서도 ”괜찮다“, ”걱정말라“, ”힘내라“고 서로를 위로하며 아침을 맞이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지난 14일 밤 구마모토 강진 발생 이후 한때 SNS상에서 일부 극우세력들이 ”구마모토에 있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어넣었다“는 글들을 올렸다고 산케이신문 온라인판 등 일부 인터넷 언론이 보도하기도 했다.

트위터 등에는 또 ”동물원에 있던 사자가 뛰쳐나갔다“며 사자가 거리를 배회하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외국에서 촬영된 사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20대 현지 네티즌은 연합뉴스에 ”일부 극우 중의 극우 세력이 여론 조작을 위해 자신의 트위터에 억지 주장을 한 뒤 다른 SNS에 기사 형식으로 부풀리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대로 된 언론이나 상식을 가진 사람은 이에 대해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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