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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도입 한 달…‘국민 재테크’ 통장으로 자리잡을까

ISA 도입 한 달…‘국민 재테크’ 통장으로 자리잡을까

입력 2016-04-13 07:32
업데이트 2016-04-1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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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14일 출시 한 달을 맞는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를 제외하고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계좌에 예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굴리면서 비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출시 초기에 은행과 증권사 간의 유치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미끼상품이 남발되고 유치액이 미미한 ‘깡통계좌’가 양산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났다.

◇ 4주 동안 139만 명 가입…증가세는 ‘주춤’

이달 8일까지 4주간 ISA 누적 가입자 수는 139만4천287명, 가입액은 8천76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도 안돼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ISA가 통합 재테크 통장으로 비교적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는 일각의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출시 초기엔 사전 예약 효과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증가세는 둔화하는 모습이어서 성공 여부를 말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4주 차인 이달 4~8일 신규 가입자는 16만5천564명으로, 전주(3월 28일~4월1일)의 30만2천620명보다 45% 줄었다.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금융 고객을 잡아야 하는 은행과 증권사들은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가입자 확보에서는 일단 은행이 압승했다.

가입자의 90.8%인 126만6천668명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했다. 증권사는 12만6천914명(9.1%)이었고 보험사는 고작 705명(0.1%)에 불과했다.

하지만 내실 면에선 증권사가 앞섰다.

은행은 기존 고객을 상대로 일단 계좌를 만들어놓고 천천히 투자금을 늘리게 하는 판촉전략을 썼다.

반면에 증권사는 실제로 투자 의향이 있는 고객을 주로 유치해 계좌당 가입액이 훨씬 컸다.

누적 가입액 8천763억원 중 은행에 들어온 돈은 5천327억원(60.8%)으로 증권사의 3천427억원(39.1%)보다 많았다.

그러나 1인당 평균 가입액은 증권이 270만원으로 은행(42만원)의 6배를 넘었다.

시간이 갈수록 ISA 계좌 1인당 가입액은 증가하는 추세다.

출시 첫 날인 지난달 14일 1인당 가입액은 34만원에 불과했지만 4주 차에는 2배 수준인 63만원까지 불어났다.

ISA 유형별로는 고객이 직접 계좌에 담을 상품을 선택하는 신탁형 가입액이 8천610억원으로, 금융사가 제시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선택해 운용권을 맡기는 일임형(154억원)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 여전한 불완전판매 우려 속 과열 판촉경쟁

ISA 출시 직후부터 대두한 불완전판매는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창구 직원들은 ISA 상품 정보를 숙지하고 고객에게 자세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지만 고객들은 충분치 못한 안내에 여전히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주부 최민수(38)씨는 “ISA에 가입해 보려고 며칠 전 은행에 갔는데 편입되는 금융상품과 수수료 체계에 대해 충실히 설명해 주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해외여행 상품 등 고가의 경품을 걸고, 증권사에선 연리 7% 수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특판 상품을 내걸고 출혈경쟁을 하는 행태도 여전하다.

은행의 경품 이벤트는 최근 뜸해지긴 했지만 일부 은행들이 일임형 상품을 판매하면서 다시 수천만원대의 경품을 내놓는 등 ‘2차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면서 큰 문제가 발생하면 건별로 조치할 계획”이라며 “수익률과 수수료 체계 비교 공시가 이뤄지면 시장이 자연스럽게 경쟁력 있는 상품과 금융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내달부터 ISA 수익률 비교공시

은행권이 지난 11일부터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신탁형 외에 일임형 상품까지 내놓기 시작하면서 판촉 경쟁은 한층 뜨거워졌다.

은행권은 투자일임형 상품 판매가 이번이 처음이어서 유치 실적에 더 신경 쓰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일임형 상품 판매를 앞두고 전문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준비 작업에 공을 들였다.

증권사들은 은행에 비해 열세인 부족한 지점망을 보완하기 위해, 은행들은 전문 투자상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산관리 시스템인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내실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이 로보어드바이저 시범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기업은행은 일임형 ISA에 한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했다.

금융사들의 ISA 고객 유치 경쟁은 내달 분기점을 맞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5월부터 금융사들의 ISA 수익률과 수수료 체계를 비교 공시하게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6월부터는 ISA 계좌 이동이 허용된다.

이렇게 되면 경쟁력 있는 금융사로 고객의 대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져 금융사 간 경쟁은 더욱 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각 금융사는 남다른 각오로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인 투자 안목으로 내실 있는 상품 설계와 고객의 재산 늘리기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했고,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ISA를 활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안정적으로 자산을 증식시키는 데 있는 만큼 고객 수요에 맞는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시의적절한 자산배분 전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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