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최저 몸값에도 특급 활약
한화 4연패 사슬 끊은 ‘구세주’제구력·위기 관리 능력 돋보여
알렉스 마에스트리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마에스트리는 지난 10일 마산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리그 최강’ NC 타선을 6이닝 2피안타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아 팀의 4연패를 끊고 올 시즌 한화의 첫 선발승과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마에스트리는 최고구속 148㎞의 패스트볼과 낙폭 큰 커브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는데 특히 칼로 잰 듯한 제구력과 경험에서 나온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마에스트리는 KBO 최초의 이탈리아 출신 선수로 ‘야구 불모지’인 이탈리아에서 처음 나온 메이저리거이기도 하다. 호주에서 뛰기도 한 그는 2006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만 5시즌을 보낸 뒤 2012년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로 이적했다.
일본에서 4년간 14승11패 평균자책점 3.44라는 평범한 성적을 남긴 마에스트리를 한화는 개막 직전 총액 5000만엔(약 5억 3100만원)에 영입했다. 같은 팀의 에스밀 로저스의 연봉 190만 달러(약 21억 7740만원)와 비교하면 4분의1 수준이다. 그것도 2000만엔(약 2억 124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옵션으로 걸어둘 만큼 좋은 조건이 아니었다. 그러나 마에스트리는 KBO리그 두 경기 만에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나며 몸값이 전부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로 나온 정우람을 4년 총액 84억원에 영입하며 특급 불펜진을 구축해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다. 그러나 로저스, 안영명, 이태양 등 주축 선발투수들이 부상, 컨디션 난조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꼴찌로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에스트리가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준 것이다.
첫 승을 거둔 마에스트리는 “한국에서 첫 승을 하게 돼 기분이 좋다”면서 “한국에 오고 싶었고, 이렇게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6-04-12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