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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로펌, ‘검은돈’ 출처 숨기려 적십자 이름까지 도용”

“파나마 로펌, ‘검은돈’ 출처 숨기려 적십자 이름까지 도용”

입력 2016-04-11 10:00
업데이트 2016-04-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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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조세회피처 자료로 불리는 ‘파나마 페이퍼스’의 진원지인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가 ‘검은 돈’의 출처를 숨기기 위해 국제 구호 기구인 국제적십자사 이름을 무단으로 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AP·AFP통신은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스위스 신문 르 마탱 디망시를 인용해 모색 폰세카가 미심쩍은 돈의 출처를 위장하기 위해 국제적십자사 등 국제 자선 단체의 이름을 일상적으로 도용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르몽드와 르마탱 디망시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는 약 500개에 달하는 역외 회사의 지주 회사격인 ‘신뢰 재단’, ‘인류애 재단’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이 붙은 위장 재단을 설립한 뒤 이 재단의 수혜자 명부에 적십자의 이름을 정기적으로 올렸다.

이 신문들은 모색 폰세카가 적십자의 이름을 도용한 것은 진짜 수령자를 은폐하는 동시에 수령자가 비정부기구(NGO)라는 암시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누출된 모색 폰세카의 이메일은 이런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모색 폰세카는 이 이메일에서 “오늘날 은행과 금융기관은 수령인에 대한 정보 입수가 필수라 우리로서도 ‘신뢰 재단’ 등의 수혜자 신원을 밝히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이런 이유로 우리는 국제적십자사의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메일은 모색 폰세카가 수혜자가 수혜 사실을 알지 못한 상황에서도 재단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한 파나마 법에 편승해 적십자를 속여온 정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신문들은 지적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자신의 이름이 검은 돈의 출처를 위장하는 데 도용됐다는 보도에 대해 즉각 놀라움과 우려를 표명했다.

클레어 캐플런 ICRC 대변인은 AP통신에 “적십자의 이름과 로고를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에 의해 금지돼 있다”며 “이는 또한 적십자 요원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ICRC는 분쟁 지역에서 비무장 상태로 활동하고 있고, 우리의 안전은 우리의 이름과 상징물, 우리의 명성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에 의해 보장받는다”며 “만약 우리가 무장 단체가 소유한 역외 회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면 그 여파가 어떠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피터 마우러 ICRC 총재 역시 르 마탱 디망시에 “전쟁과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ICRC는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한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면 중립성과 독립성을 핵심으로 하는 ICRC의 명성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우러 총재는 이어 “우리는 모색 폰세카와 아무런 연관이 없고, 그들로부터 돈을 받은 적도 없다”며 “이런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 분야 자선 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 역시 모색 폰세카가 설립한 재단의 수혜자로 이름이 올라 있다고 르마탱 디망시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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