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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악용되면 완벽한 ‘범죄기계’ 탄생 가능”

“알파고 악용되면 완벽한 ‘범죄기계’ 탄생 가능”

입력 2016-04-06 14:13
업데이트 2016-04-0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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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 김대식 교수, 인공지능 활용한 수사기법·미래 범죄 특강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범죄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만큼 완벽한 ‘범죄 기계’도 등장할 것입니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6일 오전 서울동부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알파고 시대의 인류와 범죄’ 특강에서 “인공지능 발전은 수사기법만큼 범죄도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면 새로운 범죄도 등장하기 마련”이라면서 “기술은 유토피아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디스토피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최근 발표된 인공지능 연구 사례를 나열하면서 해당 연구 결과를 이용하면 어떻게 범죄 예방에 활용할 수 있는지, 거꾸로 악용할 경우 어떤 범죄가 가능한지 검찰을 대상으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이 범죄자 얼굴을 알아볼 뿐만 아니라 어떤 장면을 보고 어떤 상황인지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폐쇄회로(CC)TV가 골목을 비추다가 범죄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면 그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또 “테러 용의자에게 테러조직 리더 사진을 보여줬을 때 그 사람은 처음 본다며 잡아떼더라도 실제로는 아는 사람일 경우 그가 아무리 포커페이스여도 뇌파는 반응한다”면서 “바꿔 말하면 이제 기계로 뇌를 해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범죄 분류(crime classification)’라는 프로젝트도 진행됐는데, 도시 안에서 일어난 범죄를 모두 데이터로 집어넣었더니 기계가 범죄를 예측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단순 범죄는 물론 대형 테러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이 수사기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역으로 인공지능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도 거듭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 기술을 활용하면 누군가의 목소리를 기계가 완벽히 위조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서 “보이스피싱에 활용될 수 있음은 물론, 이제 ‘보고 들었다’고 해서 사실로 믿을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작년 실리콘밸리 혁신상을 수상한 ‘크리스퍼 카스나인(CRISPR-CAS9)’은 유전자를 정교하게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아직도 유전자 증거를 100% 신뢰할 수 있다고 확신하느냐”고 반문하자 검찰 관계자들이 술렁거리기도 했다.

그는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금융 범죄에 활용될 경우를 상상해보라면서 “알파고에게 바둑이 아닌 범죄 방법을 학습시키면 완벽한 범죄 기계가 탄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레오 트로츠키의 명언을 비틀어 “당신은 정보기술(IT)에 관심이 없더라도, IT는 당신에게 관심이 많다”면서 “본인 분야가 IT와 무관하다고 생각해 경계를 게을리하면 IT에게 잡아먹히게 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이날 강연은 동부지검이 개원한 ‘첨단 하이테크 범죄 아카데미’ 첫 시간이었다. 동부지검은 올해 말까지 총 15회에 걸쳐 첨단 범죄와 과학 기술에 관한 특강을 이어간다.

내달 4일에는 공석진 KCC정보통신 이사가 ‘2016년 10대 IT 전략기술 트렌드’를 주제로 강연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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