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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엔고’ 방향 바뀐 엔화…日 추가 양적완화 나설까

‘엔저→엔고’ 방향 바뀐 엔화…日 추가 양적완화 나설까

입력 2016-04-06 11:00
업데이트 2016-04-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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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가 1년 반 만에 최고로 오른 가운데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미국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장중 한때 달러당 110엔을 밑돌아 109.94엔까지 떨어졌다.

일본은행이 2014년 10월 양적완화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올해 1월에는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지만, 엔화 강세 흐름을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양적완화의 강도를 높이는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강세 지속 어렵다…130엔까지” vs “구조적 엔화 강세…105엔까지”

엔화 가치가 18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엔화 강세가 지속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아직은 많은 편이다.

엔화가 추가로 오르면 당국이 이를 억제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올해 말과 내년 말 엔화의 중간 전망치는 달러당 각각 118엔, 120엔이다. 이는 그만큼 엔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앙 이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BOJ)이 이르면 4월 28일 예정된 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할 경우 과거처럼 엔화 약세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말까지 엔화 가치가 13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한다고 말했다.

카마크샤 트리베디 골드만삭스 수석 신흥시장 거시 전략가도 최근 인터뷰에서 엔화 가치가 12개월 내 현 수준보다 14%가량 낮아진 13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30엔은 2002년 수준이다.

게다가 미국의 지표가 개선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면 추세가 바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연설에서 “경제 전망에 대한 위험요인을 고려할 때 정책 조정은 조심스럽게 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해 추가 금리 인상 기대를 크게 낮췄다.

그러나 크레디 아그리꼴 C&I 은행의 사이토 유지 외환 담당 부장은 “옐런 의장이 자신의 발언이 외환시장에 너무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다음 연설에서 발언 수위를 조정해 달러 강세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7일 뉴욕에서 열릴 옐런 의장과 전·현직 연준 의장들의 공개 토론회에서 어떤 발언이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당분간 엔화 강세가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도쿄-미쓰비시UFJ은행의 리 하드만 외환 전략가는 “엔화 가치의 현재 수준으로 볼 때 랠리가 지속할 것”이라며 현재 가치가 5년 평균인 달러당 99엔보다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칼빈 쩌 외환 전략가도 “우리는 현재 구조적인 엔화 강세장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문제는 시장이 일본은행과 아베 정권의 성장 촉진 정책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올해 연말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5엔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 구로다 “돈 계속 푼다”…“내년에 자산매입 한계” 반론

일본은행은 추가 양적완화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5일 양적완화 정책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시기나 방식 등은 경제적 조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 매입 확대나 위험자산 추가 매입 또는 금리 추가 인하 등의 필요한 조처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도 같은 날 금융시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베 신조 총리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각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는 피해야 한다”라며 “외환 시장에 인위적인 개입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돈 풀기는 국내외에서 약발이 다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아사히신문은 5일 사설에서 “급진적인 통화완화 정책의 부작용 때문에 일본 경제 전반의 건전성이 점점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일본은행은 이런 위험한 접근법을 강화하는 대신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선언한 지 3주년을 맞은 4일 사설에서 대규모 금융완화로 엔화 가치 하락과 기업 수익 개선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수출이나 설비투자는 생각한 만큼 늘지 않았고 실물 경제에 미친 영향은 한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물가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일본은행은 금융완화의 효과와 문제점을 검증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일본은행의 이와타 가즈마사 전 부총재는 6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이 내년 중반에 자산 매입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구로다 총재가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한계가 없다고 밝혀온 것과는 상반된다.

이와타 전 부총재는 마이너스 금리의 추가 인하가 가능한 선택지라면서 적절한 수준은 최저 -1% 안팎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로다 총재가 현 금리의 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4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내리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JP모건체이스도 일본은행이 이달에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을 80%로 전망했다.

반면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달에 추가 부양책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스는 7월이 더 유력하다면서도 4월에도 조치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엔화 강세가 일본의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들어 일본은행이 양적완화를 확대할 것이며 시점 4월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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