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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아직 경기 바닥 아니야…추세적 하락 상황”

전문가들 “아직 경기 바닥 아니야…추세적 하락 상황”

입력 2016-04-03 10:45
업데이트 2016-04-0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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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 엇갈려…“추경·양적완화 등 부양 필요” vs “단기 처방 무의미”

지난 2월 산업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급락하던 수출도 감소 폭을 줄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제 경기가 바닥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는 아직 경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한다. 오히려 추세적 하락 상황이어서 갈수록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하고 있다.

부진한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전문가들의 처방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나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일명 ‘한국판 양적완화’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지금처럼 구조적으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단기 처방은 무의미하다는 진단도 제시됐다.

◇ 김정식 연세대 교수 “경기 일시적 상승 가능성”

최근 수출에서 감소 폭이 줄어든 것은 환율 효과로 볼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그동안 많이 오르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시차를 두고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또 산업생산지수는 선거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각 당이 대선까지 염두에 두고 포퓰리즘적 정책을 내놓으면서 기대감 등으로 경기가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빨리 좋아진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수출이 많이 늘어나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원/달러 환율이 지금 내려가고 있어서 환율 효과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정부, 여당이 확대 금융정책을 쓰면 상대적으로 내수는 좀 좋아질 수 있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는 수출보다 내수에 초점을 뒀고 앞으로도 금리 인하와 내수 부양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그러면 당장 부동산 경기가 부양되고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조금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경제학적으로 보면 좋은 정책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바람직한 경제 정책의 방향은 구조개혁이나 수출을 통한 성장이라고 본다.

◇ 전성인 홍익대 교수 “제비 한마리로 봄 판단은 성급”

최근 정부에서 갑자기 경기가 좋아질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정치적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선거를 앞두고 경제 심판론 등이 나오니까 좋아진다고 하는 것 같다.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려고 한다. 또 그동안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는 경기가 좋지 않고 성장률이 낮을 것 같으니까 부양하기 위해서다. 경기가 좋아진다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지금 경기는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원유 가격이 추세적으로 낮았다가 잠깐 올라간 것이고 중국 경제의 하락으로 전 세계 경제가 주저앉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세계 경제가 나쁘다고 보기 때문에 금리를 함부로 못 올리고 있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오지 않는다.

◇ 오정근 건국대 교수 “원화 절상 시정 필요”

광공업 생산은 증가했고 수출은 마이너스 폭이 줄었다. 반등의 싹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와 투자는 감소하면서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 또 지금 중국 경착륙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만 좀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고 나머지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은 바닥이라고 하기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새누리당의 한국판 양적완화 주장에서 주택담보대출증권 매입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주택경기가 7년 만에 반짝하다가 다시 주저앉아 사실상 8∼9년째 침체하는 중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70%로 올라갔는데, 이를 안고서는 소비가 안 된다. 반면 산업은행 채권 매입은 문제가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보면 산은의 구조조정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산은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구조조정을 지연할 가능성이 있다.

2012년 중반 이후 원화가 절상된 상태다. 엔화 대비 고평가돼 있는 것을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본 유출 우려가 있으니 거시건전성 관리를 해야 한다. 또 경기 회복 이후를 대비해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세제혜택을 늘려야 한다. 최경환 경제팀의 재정지출은 아주 단기적이고, 민생안정에 치중해 반짝 효과에 그쳤다.

◇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경기, 바닥 다지는 중”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은 괜찮았지만, 소비와 설비투자가 마이너스였다. 내수에서는 두 축이 중요한데 계속 부진하다. 지금 내수경기는 자체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동력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수출은 감소 폭이 줄었다. 추세상으로 하반기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수출이 살아나면 그 영향으로 내수도 살아날 수 있다.

경기는 지금 바닥 근처에 있는 듯하다. 지표를 확인해 봐야 하지만 바닥을 다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내수나 대외경제도 더 나빠질 것은 없어 보인다. 올해는 상저하고 현상이 될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이면 정부는 단기 정책을 펼쳐야 한다. 추경이나 금리 인하 등 당장 거시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수출도 단기정책이 필요하다. 중국도 지역별로 세분화해 여전히 고성장인 곳을 공략하고 새롭게 열린 이란시장에도 활로를 찾을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다만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은 큰 효과도 없고 실현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성장잠재력 하락중, 체질개선 해야”

2월 지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1월에 나빴던 것에 대한 반등이다. 소비가 다소 좋아졌다고 하나 단기 정책의 영향이고, 갈수록 정책 효과가 떨어지면서 힘이 빠질 것이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올해 1분기는 성장 속도가 떨어진 상태다. 세계경기도 나빠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아직은 지금이 바닥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지금은 1분기에 시행한 단기 부양책으로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정책 효과가 떨어지면 더 나빠질 것으로 본다. 좋아질 여력이 별로 없어 보인다.

올해 3% 성장은 어렵고 2% 중반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의 경기 부진은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다. 세계 경제가 둔화하면서 교역도 위축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고령화가 계속되면서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은 추경과 같은 단기 부양책은 맞지 않는다고 본다. 더 절박하게 체질개선과 규제개혁,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서야 한다. 조금 있으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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