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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집행 받은 검찰 ‘에로비디오 실종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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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6-03-17 23:32 법원·검찰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검찰이 ‘에로 비디오테이프’ 때문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십수년 전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수백점의 비디오테이프가 감쪽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법원 집행관들이 검찰청사 사무실에서 강제집행을 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동시에 범죄 사실의 증거인 압수물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집행관들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창고(현 기록물 관리실)에서 13년 전 압수물을 뒤졌다. 10년간 압수물 반환 소송을 벌여 승소한 주모(61)씨의 신청에 따른 조치였다. 10여분 동안 살폈지만 압수물은 찾을 수 없었다. ‘검찰이 돌려줘야 하고, 이를 위해 집행이 이뤄질 수 있다’고 법원이 판결한 압수물은 877점의 에로 비디오테이프와 DVD 등이었다. 이 중 제목 없이 ‘기타’로 분류된 875점 외에 제목까지 명시된 ‘연변연가’와 ‘모닝○○’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날 강제집행은 2003년에 일어난 사건 때문이다. 당시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던 주씨는 불법 복제 비디오테이프 단속에 걸려 2749점의 비디오테이프 등을 압수당했다. 검찰은 ‘주씨가 2000여점의 복제 비디오테이프로 760여 차례 대여했다’며 주씨를 기소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100여점으로 54차례 대여한 점만 인정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혐의에서 벗어난 압수물 2200여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지만 반환된 건 1484점에 불과했다.

주씨는 2006년 압수물 환부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대법원은 “877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을 돌려주려고 했지만 주씨가 ‘내 것이 아니다’라며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갖고 있는 압수물은 법원의 반환 판결 대상의 절반도 안 되는 240여점에 그친다. 압수물들이 주씨의 물품이라는 증거도 없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작성자도 없는 압수물 목록을 제시했다가 재판부로부터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검찰은 또 “‘연변연가’ 등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십수년 사이에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씨는 “압수물에는 사업에 꼭 필요한 자료가 담긴 CD 20장이 포함돼 있다”면서 “다음엔 형사6부 검사실에 대한 강제집행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6-03-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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