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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으로 나라 일으키자’ 3.1운동 이듬해 출범한 조선체육회

‘운동으로 나라 일으키자’ 3.1운동 이듬해 출범한 조선체육회

입력 2016-03-01 12:20
업데이트 2016-03-0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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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창립…1938년 강제해산됐다 1945년 부활 스포츠 강국 자리 잡으며 생활체육회와 대통합 눈앞

“(전략) 이런 현상은 개개인의 불행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쇠퇴를 불러올 것이다. (중략) 웅장한 기풍을 일으키고 강건한 몸을 키워 사회 발전과 개인 행복을 바란다면 운동을 장려하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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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조선의 축구 경기 모습
1920년대 조선의 축구 경기 모습 1920년대 조선의 축구 경기 모습.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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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조선의 농구 선수들
1920년대 조선의 농구 선수들 1920년대 조선의 농구 선수들.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 제공
세계적인 강국으로 도약한 한국 스포츠의 큰 뿌리인 대한체육회의 전신은 ‘조선체육회’다.

조선체육회가 창립한 것은 일본의 식민 지배에 맞선 3.1운동이 일어난 이듬해인 1920년이다.

1920년 7월 13일 오후 8시 서울 인사동의 중앙예배당에서 창립총회가 열렸다.

“보라, 반공중에 솟은 푸른 소나무와 대지에 일어선 높은 산을!” 으로 시작되는 창립 취지서는 조선체육회의 설립 목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일제 식민지하의 조선에는 개개인의 운동 모임은 있었지만, 우리 민족의 체육 활동을 총괄할 만한 단체는 없었다.

조선체육회 창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몇몇 인사들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발기인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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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조선의 스케이트 선수들
1920년대 조선의 스케이트 선수들 1920년대 조선의 스케이트 선수들.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 제공
준비위가 내세운 발기인의 첫 번째 조건은 ‘친일 색채가 없는 인물’이었다.

엄격한 선정 과정을 거쳐 조선체육회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93명의 직업은 기자, 교사, 의사, 실업인, 은행가, 변호사, 학생, 야구인, 축구인 등으로 다양하다.

그만큼 조선 체육을 집대성할 단체에 대한 각계각층 민족 구성원의 염원이 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선에 머무는 일본인들은 조선체육협회라는 조직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었다.

우리 체육인들은 일본인 조직인 조선체육협회와 차별화된 조선체육회를 창립해 체육을 통해 민족정신을 불어넣고자 했다.

창립 취지서는 “(조선인의) 안색은 어두워 아무런 광채가 나지 않고 그 몸은 가는 버드나무 가지 같아 아무 기력이 없다”고 한탄하면서 체육을 통해 조선인의 굳건한 기상을 다시 일으키겠다고 맹세했다.

장두현(1874∼1938년)을 초대 회장으로 추대한 조선 체육회가 처음으로 개최한 대회는 그해 11월 4일 배재고등보통학교 교정에서 열린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다.

현재 전국체육대회의 기점이 된 행사다.

창립 2년째인 1921년에는 정구대회, 육상대회, 빙상대회 등 다양한 체련의 장을 마련, 민족 투혼을 살렸다.

활발한 체육 장려 분위기에서 육성된 손기정은 비록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 출전했지만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민족의 기상을 만방에 알렸다.

하지만, 조선체육회는 유억겸 10대 회장이 재임하던 1938년 7월 4일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제해산되고 만다.

그리고 광복 3개월 만인 1945년 11월 26일 부활한 조선체육회는 1954년 3월 16일 대한체육회로 이름을 바꿨다.

조선체육회부터 이어진 대한체육회는 38대 수장인 김정행 현 회장까지 총 32명의 회장이 재직했다.

조선체육회가 다져놓은 우리 체육의 든든한 밑바탕은 한국이 세계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커다란 밑거름이 됐다.

1966년 6월에는 태릉선수촌이 건립됐고 레슬링의 양정모는 1976년 제21회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해방 이후 첫 금메달을 따는 영광을 안았다.

1988년에는 우리나라가 제24회 서울 하계올림픽을 개최해 국가 자존심을 세웠다.

2012년 제30회 런던 하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 5위를 차지, 한국은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스포츠 ‘톱10’의 위치를 굳게 지키고 있다.

창립 96년째를 맞은 대한체육회는 이제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통합을 추진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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