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메르스, 잠복기 길수록 사망 위험 낮았다”

“메르스, 잠복기 길수록 사망 위험 낮았다”

입력 2016-03-01 10:30
업데이트 2016-03-01 10:3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똑같이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발현되기 전인 ‘잠복기’가 긴 환자일수록 사망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콩대학교 벤자민 카우링 교수팀은 한국에서 확진된 메르스 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잠복기와 병의 중증도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저명 국제학술지 ‘급성감염질환’(Emerging Infectious Diseases) 3월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환자의 사망 여부에 따른 바이러스 잠복 기간을 분류해 조사했다. 연구 대상 환자 중 사망자는 36명, 생존자는 134명이었다.

그 결과 사망자의 평균 잠복기는 6.4일로 생존자의 7.1일보다 짧았다. 잠복기가 긴 환자일수록 생존율은 더 높았던 셈이다.

전체 환자의 잠복기 평균은 6.9일이었다. 환자의 나이나 성별, 그 외 요인 등은 고려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한국에서 발병한 메르스의 경우 사망 환자의 잠복기가 생존 환자보다 짧았다”며 “앞선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가 환자의 사망 위험 및 질환의 중증도와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드러난 것과 유사한 것”이라고 봤다.

메르스와 사스는 둘 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으로 큰 틀에서 같은 종(種)으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짧은 잠복기가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에 대해 “메르스를 유발하는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CoV)가 감염 초기 스스로를 빠르게 복제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호흡기 세포에 광범위한 친화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짧으면 짧을수록 병원체가 더 빠르게 복제돼 이상 발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짧은 기간 내 바이러스가 복제돼 염증 반응이 생길 경우 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확률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대개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에 침투한 뒤 자신의 유전물질을 복제하며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RNA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지속적인 감염이 일어나 증식할수록 사람 세포와의 친화성이 높아진다. 이럴 경우 바이러스의 독성이나 감염력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잠복기가 길면 환자의 감염 여부가 더 빨리 확인됐고 치료에 따른 예후도 좋았다. 연구팀은 잠복기가 길수록 사망 위험을 높이는 바이러스의 이상 발병 현상이 늦춰졌다고 강조했다. 단, 이상 발병을 지연하는 강력한 매개 효과나 명확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조사가 환자들이 자체 보고한 감염 날짜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한계를 명시했다. 또 환자의 기저 질환이나 지리적 위치 및 제공된 치료 방법에 대한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