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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 경고 메모’ 누가 썼나

‘아랍어 경고 메모’ 누가 썼나

입력 2016-01-30 13:37
업데이트 2016-01-3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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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서 IS 등 테러조직 관련성 제기…경찰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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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물 의심물체 발견된 인천공항 화장실
폭발물 의심물체 발견된 인천공항 화장실 인천국제공항에서 폭발물 의심물체가 발견돼 용의자 추적에 나선 30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들이 폭발물 의심물체가 발견된 화장실을 경계하고 있다. 2016.1.30
연합뉴스
문법 맞지 않는 아랍어…자동번역기 사용한 모방범죄 가능성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 29일 발견된 폭발물 의심물체 안에 아랍어로 된 경고성 메모지가 들어 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용의자의 신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과의 관련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경찰은 아랍어 문법이 틀린 점 등으로 미뤄 모방 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에 폭발물 의심 신고가 들어온 건 29일 오후 4시께다.

인천공항 1층 C 입국장 옆 남자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용변을 보기 위해 대변기 칸의 문을 열었다가 비대와 벽면 사이에 놓인 종이 상자를 보고 신고했다. 이 남성은 대구에 사는 인천공항 이용객이었다.

가로 25cm, 세로 30cm, 높이 4cm 크기의 종이상자 겉 부분에는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짜리 생수병 1개가 테이프로 감겨 조잡한 상태로 부착돼 있었다.

경찰이 폭발물처리반(EOD)을 긴급 투입해 현장주변을 통제하고 물사출분쇄기로 종이 상자를 해체해 확인한 결과 기타 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가 담겨 있었다. 또 브로콜리, 양배추, 바나나껍질을 비롯해 메모지 1장이 발견됐다.

이 메모지에는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다. 신이 처벌한다”라는 글자가 아랍어로 적혀 있었다. 손으로 쓴 글씨가 아닌 컴퓨터로 출력한 A4용지 절반 크기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경찰은 아랍어 문법이 틀린 점으로 미뤄 컴퓨터 자동번역기나 아랍어 비전문가가 작성한 것으로 보고 모방 범죄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성채 인천국제공항경찰대장은 “요즘 테러단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는 코란 경전을 인용한다”며 “‘신이 원하신다면 신이 이뤄줄 것이다’와 같은 (경전) 내용이 전혀 없고 문법도 맞지 않아 컴퓨터 번역기로 출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달 들어 인천공항에서 중국인 부부와 베트남인이 잇따라 밀입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누군가가 공항의 보안·경비 시스템을 시험하기 위해 이번 범행을 꾸몄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를 검거해 조사해봐야겠지만 만약 그런 동기로 범행을 했다면 하루 이용객 10만명이 넘는 공항에서 장난을 친 것”이라며 “신속히 용의자를 특정해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 50여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폭발물 의심 물체를 설치한 용의자를 쫓고 있다.

또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된 남자화장실 인근 등 공항 내 폐쇄회로(CC)TV 80여 개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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