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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세계지도… 한국 과학문명 집대성

동의보감·세계지도… 한국 과학문명 집대성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6-01-29 17:34
업데이트 2016-01-2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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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의 끝에 있는 조선 왕조가 건국 초기인 1402년 어떻게 세계 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지도’를 제작했을까. 조선의 세계 지도에는 동아시아를 넘어 중동 그리고 심지어 아프리카와 유럽까지 그려져 있다. 지도가 제작된 1402년을 전후한 시기는 유럽에서 대항해 시대의 서막이 열리기 직전이었고, 지도학사적으로는 고대의 탁월한 톨레미 세계지도가 재생되기 이전 시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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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번에 발간된 ‘한국 전통지리학사’는 “세계 지도가 단순히 세계 형세와 모습을 파악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 개창된 조선 왕조를 만천하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면서 “조선을 아프리카·유럽 대륙에 비견되는 크기로 표현해 문화 대국의 위상을 한껏 드러냈다”고 서술한다.

한국의 과학 기술은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등 현대에만 부각된 건 아니다. 오히려 금속활자와 고려청자, 동의보감, 혼일강리역대국지도 등에서 한국은 높은 수준의 성취를 보여 왔다. 이 같은 한국 과학문명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한 책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1차분 3권(들녘출판사)이 처음으로 선보였다. 신동원 전북대 교수가 쓴 ‘동의보감과 동아시아의학사’, 오상학 제주대 교수의 ‘한국 전통지리학사’와 고동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출간한 ‘한국 전근대 교통사’다.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는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으로 신 교수와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가 발간 책임을 맡아 2012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올해 중 ‘세종시대의 과학기술’, ‘전통과학과 서양과학’, ‘한국천문학사’, ‘근대과학기술의 여명’, ‘한국 현대 농업기술의 발달’, ‘한국 현대의 과학정책’, ‘한국 연구기관의 형성과 발전’, ‘한국 과학기술혁명의 구조’가 마저 출간된다.

연구소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출판사와 시리즈의 영문판 출간도 계약했다. 케임브리지대학출판사에서 비서구권 인문·과학 총서가 출판되는 것은 조지프 니담의 ‘중국의 과학과 문명’에 이어 두 번째이며, 국내 학계에서는 첫 사례다. 연구소는 “중국, 일본에 가려져 온 한국 과학문명의 역사가 새롭게 조명을 받으며 제대로 평가를 받게 됐음을 뜻한다”며 “한국 과학문명의 역사와 현주소를 알리고 한국의 연구 역량을 세계 학계에 자랑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영문판은 국문판과 별개로 제작되며 모두 10권이 나온다. 각 권 480~539쪽. 3만 5000~3만 8000원.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01-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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