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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뛰어넘는 김종인, 탈이념 기치로 민생·민주 역설

좌우 뛰어넘는 김종인, 탈이념 기치로 민생·민주 역설

입력 2016-01-28 17:41
업데이트 2016-01-2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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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좌우를 뛰어넘는 행보를 보이며 탈(脫) 이념을 기치로 민생과 민주를 4·13 총선을 앞둔 더민주의 새로운 좌표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첫 대외 일정에 나선 이날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 때부터 진영 논리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이후 당 회의나 행사에서도 국민의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야당의 혁신적 변화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 진영의 공(功)은 공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냉정한 인식을 주문했으며, 야당이 진영과 운동권 논리를 극복하고 경제와 민생에 집중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과거 지도부가 반민주·독재정권이었다는 이유를 들어 참배를 꺼렸던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까지 찾은 것은 김 위원장의 생각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직 대통령이니 당연히 참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이날 참배에는 지도부까지 동행했는데, 문재인 전 대표가 작년 2월 당 대표 선출 뒤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가 당내에서 비판을 받는 등 후폭풍에 시달린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특히 수유동 국립 4·19묘지를 방문해선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오늘날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만큼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장점은 장점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1977년 국민건강보험을 도입할 때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결심해 성사됐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그로 인해 세계적으로 부러움을 사는 건강보험 제도가 이룩된 것 아니냐”고까지 평가했다.

이는 국민의당을 창당중인 안철수 의원이 호남을 기반으로 중도세력과 개혁적 보수세력으로 외연 확장 전략을 펴는 상황에서 더민주 역시 정치적 지형을 중원으로까지 넓혀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자기 스스로 건국하면서 만든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소위 3선 개헌이라든가, 부정선거로 인해 파괴했다”고 대답해 국부로 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한 국민의당 한상진 창준위원장과 대조를 이뤘다.

그러면서 뒤이은 첫 비대위회의와 ‘더민주 60년사 출판기념회’에서는 화살을 더민주로 돌려 이념과 진영 논리에 함몰됐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우리 정당만 들여다봐도 아직도 과거의 민주화를 부르짖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를 이룬지 30년이 다 돼가는데도 정치권의 행동반경은 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지난 행태를 보면 정치인들이 자기 위치를 확보하는데만 혈안이 돼서 싸운 게 사실이다”, “그동안 유능한 당이 못된 이유는 계파 기득권에 집착하는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조부이자 초대 대법원장인 김병로 선생이 1945년 민주당의 뿌리가 된 한국민주당, 4·19 혁명 이후 야당인 민정당 창당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더민주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면서 대표야당으로서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민생과 민주, 즉 경제민주화로 대표되는 포용적 성장과 민주주의 후퇴를 막기 위한 ‘더많은 민주주의’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향후 총선전의 핵심의제로 삼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방명록에 남긴 글도 ‘국민 모두 더불어 잘사는 나라’(현충원), ‘더많은 민주주의 이룩’(4·19묘지)이었다.

그는 “저도, 국민도 인정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민주의 역사는 더불어민주당 60년이라는 사실”이라며 “이 역사를 자랑스럽게 잘 보전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이 더민주가 해야할 첫번째 과제”라고 제시했다.

또 “지난 60년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는 시대적 요구에 온몸으로 화답한 것처럼 경제를, 민생을 살려달라는 국민의 요구에 화답할 때”라며 “경제 불평등과 싸울 때 국민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첫 관문이 이번 총선”이라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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