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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난민이 러시아 소녀 성폭행’ 괴담에 독일-러시아 설전

‘독일서 난민이 러시아 소녀 성폭행’ 괴담에 독일-러시아 설전

입력 2016-01-28 15:11
업데이트 2016-01-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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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찰 ‘납치 성폭행 근거 없다’ 결론러시아 “은폐 시도” 비난…독일 “정치적 선전에 이용 말라” 맞서

독일에서 난민이 러시아계 소녀를 성폭행했다는 괴담을 둘러싸고 독일과 러시아 정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부가 대립각을 세운 데에는 최근 독일의 난민 성폭력 파문과 관련해 13세 러시아계 소녀도 비슷한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는 의혹이 발단이 됐다.

‘리사 F’라고 알려진 이 소녀는 지난 11일 베를린에서 실종됐다가 30시간 가량 뒤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인터넷 등에서는 소녀가 난민으로 보이는 남자들에게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건을 조사한 독일 경찰은 그러나 성관계가 강제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납치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녀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독일에서 상호 동의하에 합법적으로 성관계를 할 수 있는 나이는 14세로,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남성 두 명을 아동학대로 조사중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독일 내 러시아계 주민들 사이에서는 물론 러시아에서도 여론이 들끓었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까지 나서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라브로프 장관은 26일 소녀가 자발적으로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니라면서 “모종의 이유로 사건이 오랜 기간 은폐됐다. 이 문제가 양탄자 아래로 먼지를 쓸어 넣듯 숨겨지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독일 정부를 비난했다.

이에 독일 정부도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지 말라고 러시아에 경고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장관은 “이미 독일에서 난민과 관련해 어려운 논쟁이 진행중인데 러시아는 사건을 정치적 선전에 이용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러시아 당국은 조사를 통해 밝혀진 내용에만 집중하기 바란다”고 27일 반박했다.

독일 정부는 27일에도 대변인을 통해 베를린시 사법당국의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면서 “사건을 정치적으로 몰아갈 어떤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BBC는 러시아가 이전에도 관영 매체를 동원한 선전전으로 발트해 지역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주민들을 동요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있으며, 이번 사건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관계가 나빠진 독일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코너에 몰려고 비슷한 전략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포용적인 난민 정책을 펼쳤던 메르켈 총리는 연말연시 쾰른에서 벌어진 난민들의 집단 성폭력 사건 이후 높아진 반대 여론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한편 독일 베를린에서는 수일 동안 난민 등록 센터 밖에서 대기하던 20대 난민 남성이 고열로 병원으로 옮겨지다가 사망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27일 인터넷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독일 경찰은 그러나 소문이 사실이 아니며 자원봉사 단체의 한 직원이 이런 내용을 꾸며냈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베를린시 사회복지 담당자와 응급구조 당국 관계자도 시내 병원 접수기록과 응급구조 요청 전화를 조사한 결과 소문과 일치하는 건이 없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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